수백만명 소송 참여 예상…국내 이용자도 피해 가능성
[ 전설리 기자 ] 페이스북이 광고주에게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자의 사적인 메시지를 조직적으로 감시해온 혐의로 집단소송을 당했다. 혐의가 사실이라면 한국 페이스북 이용자들도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아칸소주의 매튜 캠벨과 오리건주의 마이클 헐리가 미국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대표해 이번 주 캘리포니아북부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감시한다는 의혹은 있어 왔으나 실제 집단소송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고 측은 미국에 1억6600만명 이상의 페이스북 계정 보유자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집단소송에 참여할 페이스북 이용자가 수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페이스북에 법을 위반한 날을 계산해 원고 개개인에게 하루당 100달러(약 10만5000원)를 지급하거나 일시불로 1만달러(약 1050만원)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독립 조사기관의 연구 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용자가 페이스북에서 쪽지 등 사적인 메시지를 통해 특정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담긴 웹사이트의 링크를 공유하면 그 이용자의 웹 활동으로 기록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페이스북이 이런 기록들을 광고주들에게 판매하고 있다는 얘기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사적인 메시지를 이용해 자신과 관련한 정보를 드러내며 이런 정보들은 페이스북에 수익창출의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이런 정보들이 감시당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소송과 관련해 “원고 측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우리는 매우 적극적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구글도 이메일 서비스인 지메일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으로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당시 구글은 “이메일 메시지에 대한 검사는 시스템에 의해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사람이 내용을 판독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에만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해 개인정보 보호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엔 광고를 위해 이용자의 이름이나 사진을 본인의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내부 규정을 바꿔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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