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87.44

  • 31.11
  • 1.17%
코스닥

869.72

  • 12.90
  • 1.51%
1/4

‘세계를 깨운 작은 거인’ 크레용팝의 네버엔딩 스토리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세계를 깨운 작은 거인’ 크레용팝의 네버엔딩 스토리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기획취재팀] 밝고 명랑한 에너지를 전세계가 먼저 알아봤다. 유쾌하고 통통 튀는 특별한 무언가가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정글과도 같은 대한민국 가요계 속 혜성처럼 등장한 다섯명의 헬멧 소녀, 바로 크레용팝을 두고 하는 말이다. 헬멧과 트레이닝복이라는 독특한 발상과 콘셉트는 이제 크레용팝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돼버렸다.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비타민 같은 그들은 거대 기획사와 수천 명에 이르는 연습생과의 생존 경쟁에서 당당하게 살아남았다. 신생 기획사 소속의 한 걸그룹이 평균연령 35세의 팝저씨들을 춤추게 하고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마력은 어디서부터 나온걸까.

‘빠빠빠’ 의 성공을 단순히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소규모의 신생 기획사에서 데뷔해 홍보마케팅이 어려웠지만 길거리 공연으로 얼굴을 알리며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실력을 다져온 그들이다.

2013년 대중음악의 트렌드를 이끈 ‘작은 거인’ 크레용팝의 모든 것을 파헤쳐본다.

◆ 하얀 도화지에 처음 그려진 오색빛깔 ‘크레용팝’


혹자는 크레용팝이 어느 날 갑자기 벼락스타가 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데뷔 후 4번째 발표한 곡으로 정상에 오른 뚝심 있는 2년 차 걸그룹이다.

크레용팝의 팀명은 ‘음악이라는 도화지에 멤버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색상을 입힌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얀 도화지에 어떤 색깔들이 입혀질지 또 이토록 위대한 그림이 탄생될지 처음에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다.

2012년 7월 데뷔한 크레용팝은 첫 싱글 ‘새터데이 나이트(Saturday Night)’로 데뷔했지만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는 실패한다. 같은 해 10월 두 번째 싱글 ‘댄싱 퀸(Dancing Qeen)’으로 다시 가요계의 문을 두드리지만 역시 그럴듯한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그렇게 별다른 조명을 받지 못하며 약 1년간 무명시절을 겪게 된다.

좀처럼 방송 출연의 기회를 잡지 못하자 그들은 ‘놀면 뭐하냐. 밖에 나가서 조금이라도 더 알려야지’라는 생각으로 게릴라 공연을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말 그대로 무작정 길에서 노래를 부르고 사라지는 형태의 길바닥 공연을 하게 된 것이다.

다섯 명의 소녀들은 앞에는 멤버 각자의 이름이, 뒤에는 크레용팝 이름이 새겨진 트레이닝복을 입고 ‘Dancing Queen–크레용팝’이라고 적힌 커다란 피켓으로 자신들을 홍보했다. 춥고 창피하고 힘들지만 크레용팝은 그 순간마저 즐겼다.

동시에 크레용팝의 소속사는 공식 팬 사이트에 데뷔 때부터의 공연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올리며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한다. 팬들은 직접 찍은 게릴라 공연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렸고 이는 유투브, 개인 블로그, SNS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기에 이른다.

◆ ‘음원 차트 역주행’이라는 기현상의 주인공


2013년 가요계는 말 그대로 ‘크레용팝 신드롬’이었다.

헬멧을 쓴 다섯 소녀가 트레이닝 바지 위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점핑! 점핑! 에브리바디”를 외치면 팝저씨들은 똑같이 복창하고 ‘빠빠빠’를 특유의 굵은 목소리로 목청껏 내지른다. 이런 풍경은 방송뿐만 아니라 크레용팝이 나오는 어느 공연장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2013년 6월20일 처음 공개된 ‘빠빠빠’는 사실 초반 성적은 기대치에 미치치 못했다. 그러나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당초 음원차트 100위권에 밀려나 있던 ‘빠빠빠’가 한 달이 지나서 음원차트 순위가 반등하더니 마침내 1위까지 껑충 뛰어오르는 저력을 과시한 것이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인기를 잃으며 순위에서 밀리는 것이 일반적인 음원차트의 트렌드를 완전히 무너트린 이례적인 사건이다. 이에 따라 음원차트 100위권 밖으로 떨어졌던 노래가 1위에 오르는 기적을 가리키는 ‘음원차트 역주행’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하기에 이른다.

심지어 출시한 지 반년이 지난 ‘빠빠빠’의 인기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때의 인기에 힘입어 크레용팝은 유튜브는 물론이고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고 CF와 유명 패션잡지의 모델로도 이름을 올렸다.

‘빠빠빠’의 성공은 데뷔 이래 주목받지 못했던 이전의 곡들까지 재조명받는 기회를 선사했다. ‘빙빙’, ‘Saturday Night’, ‘Dancing Queen’도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이 곡들은 고스란히 ‘The Streets go Disco’라는 앨범에 리마스터링되어 담겨지게 된다.

◆ 헬멧처럼 탄탄한 ‘팝저씨’ 팬덤을 형성하다


걸그룹 크레용팝이 가는 곳엔 늘 팝저씨가 따른다. 크레용팝과 아저씨란 단어가 합해져 탄생된 ‘팝저씨’라는 독특한 팬덤은 지금의 크레용팝이 있기까지 큰 공헌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2013년 9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크레용팝을 ‘가장 많은 삼촌 팬들을 보유한 그룹’으로 설명하며 한국의 삼촌 팬 문화를 소개한 바도 있다.

크레용팝의 삼촌 팬들을 일컫는 명칭인 팝저씨들은 30~40대 중년 남성들로 크레용팝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 헬멧을 쓰고 굵은 목소리로 응원하며 직렬 5기통 춤을 춘다.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그들의 굵직한 목소리가 담긴 응원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팝저씨들이 크레용팝의 매력으로 꼽는 것은 친근함과 헝그리정신이다. 대형 기획사의 탄탄한지원 없이 밑바닥부터 시작한 크레용팝을 보며 그들은 위로를 받고 대리 만족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 인터뷰한 한 팝저씨는 크레용팝의 매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바닥에서부터 일어났다는 것이죠. 나랑 비슷하게 어려움을 겪는데도 저 애들은 비록 힘들지만 행복해 하는구나! 저 애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나도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한편 크레용팝 신드롬의 중심에 있는 팝저씨인만큼 이들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빠빠빠’의 음원차트 역주행도 힘들었을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수의 노력과 팬덤의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역주행이라는 기현상을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일례로 ‘빠빠빠’로 처음 출연한 무대가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이었는데 이는 크레용팝의 공식 팬카페에서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내 출연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렇듯 팬과 가수간의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기에 지금의 크레용팝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 팬들의 사랑에 보답할 줄 아는 ‘팬 밀착형 가수’


‘팬 밀착형 가수’, ‘생계형 가수’ 모두 크레용팝을 수식하는 명칭이다. 유독 팬들과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그들이기에 이러한 수식어가 따라 붙었고 전국 각지의 팬들을 가까이서 만나는데 힘써왔다.

팬들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만큼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자리의 일환으로 크레용팝은 공연이 끝나면 반드시 악수회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크레용팝TV’가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다. 멤버들이 인터넷을 통해 팬들과 직접 대화하는 모습을 담은 제1화를 시작으로 다양한 형식으로 담긴 크레용팝의 모습이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때로는 인터넷방송 형식으로 때로는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때로는 공연 실황을 담은 형식으로 다양하게 만들어진 크레용팝TV는 이들의 현재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마치 한 편의 잘 만들어진 동영상 일기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이에 황현창 대표는 네이버 블로그 ‘크레용팝 연구소’ 인터뷰에서 “악수회와 크레용팝TV는 계속 갈 것이다. 크레용팝이 아무리 유명한 스타가 되어도 계속한다. 그게 크레용팝의 아이덴티티니까”라고 말한 바 있다.

◆ 팝저씨 녹인 180분간의 첫 단독 콘서트


크레용팝은 2013년 10월30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첫 단독 콘서트 ‘퍼스트 팝콘 인 서울’(1st POPCON IN SEOUL)을 열었다. 특이한 점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공연으로 100% 무료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크레용팝을 만나기 위해 팝저씨들은 공연 7시간 전부터 누리꿈스퀘어를 점령했고 공연장은 1천여 명의 아저씨 부대들의 굵고 낮은 목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이 날도 여지없이 팝저씨 팬들은 헬맷과 트레이닝복을 맞춰 입고 콘서트장을 찾았고 이들의 리액션은 역대급이었다.

‘빠빠빠’ 전주에 맞춰 멤버들의 이름을 외치며 떼창(일명 따라부르기)을 선보였다. ‘점핑 점핑’ 가사가 나올 때는 크레용팝과 함께 뛰어 올랐다. 

대표곡 ‘빠빠빠’로 콘서트의 포문을 연 크레용팝은 트레이드 마크인 트레이닝복과 헬맷 의상을 맞춰 입고 등장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갖는 단독 콘서트이지만 전혀 주눅 들지 않은 모습이었다. 멤버들은 여느 때와 같이 신나게 무대 위를 뛰어 다니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크레용팝은 밝고 경쾌한 무대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데뷔곡 ‘새터데이 나이트’(Saturday Night)를 부르며 깜찍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복고풍의 경쾌한 멜로디가 흥을 돋궜다. 앞뒤로 폴짝 폴짝 뛰며 복싱을 하듯 손을 살짝 뻗는 일명 ‘캥거루 춤’도 선보였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크레용팝의 색다른 매력도 볼 수 있었다. 데뷔 후 최초로 발라드곡 ‘아임 뷰티풀’ 무대를 선사한 것이다. 트레이드마크인 헬멧을 벗어 던지고 흰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진지하게 발라드 노래를 선보였다. 낯설지만 그동안 코믹한 춤에 가려졌던 크레용팝의 성숙미를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또한 팬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됐다. 각 멤버가 팬들과 짝을 이뤄 과자 먹기 게임과 복불복 게임 등을 진행했다. 이벤트 우승자와 함께 인증샷을 찍고 친필 사인이 담긴 헬멧도 증정했다. 멤버들이 우승자에게 직접 헬멧을 씌워줬고 객석 곳곳에서는 부러움 섞인 탄성이 터져나왔다. 팬들의 열띤 반응에 크레용팝의 기분 좋은 미소는 끊이지 않았다.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무대였다. 히트곡 '빠빠빠' 리믹스 버전을 부른 것. 화려한 레이저 쇼와 함께 보다 절도 있는 안무를 선보였다. 직렬 5기통 춤을 출 때는 팬들도 다 같이 뛰어올랐고 마치 축제의 현장을 방불케 했다. 크레용팝이 자리를 떠날 때까지 객석 분위기는 열광 그 자체였다.

◆ 일본 열도를 들썩인 첫 단독 콘서트


크레용팝은 2013년 11월15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제프 다이버시티 도쿄(Zepp Divercity Tokyo)’에서 ‘2nd POPCON IN TOKYO’라는 타이틀로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콘서트에는 2천 여 명이 넘는 일본 팬들이 몰려들어 올 스탠딩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뜨거운 환호와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일본 NHK, 도쿄TV, 아사히TV, 후지TV, 홍콩 CEN 등 30여개 매체가 크레용팝의 공연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아울러 일본 유수의 연예매니지먼트 회사인 호리프로, 음반 제작 유통사인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재팬, 유니버설 뮤직, 타워레코드 등 언론, 음반, 출판, 광고 분야 관계자 200여명이 참관하기도 했다.

1부는 크레용팝의 곡으로만 참여할 수 있는 커버댄스 경연대회 이벤트로 진행됐다. 크레용팝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대상, 우승, 준우승을 시상했으며 일본의 유명 커버댄스 팀들을 제치고 13세 소녀팬이 대상을 차지했다.

크레용팝의 단독 무대가 펼쳐진 2부에서는 대표곡 ‘빠빠빠’와 데뷔곡 ‘새터데이 나이트’로 분위기를 달궜다. 이후 ‘댄싱퀸(Dancing Queen)’, ‘빙빙(Bing Bing)’ 등을 열창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일본 팬들은 함께 춤추며 열띤 호응을 보냈다.

크레용팝은 흰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데뷔 후 최초의 발라드곡 ‘아임 뷰티풀(I'm beautiful)’ 무대를 선보여 색다른 매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연 중간에는 데뷔를 앞두고 있는 소속사 후배 그룹 ‘가물치’가 파워풀한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한 업업걸즈, 바쿠스테 소토칸다 잇쵸메, 카라트 등 일본의 유명 가수들이 게스트로 참여해 무대를 가득 채웠다.

크레용팝 멤버 웨이는 “2013년 초 일본에서 4백명 규모의 작은 공연장에서 미니 콘서트를 열었는데 제프에서 2천 여 명 규모의 콘서트를 열게 되다니 꿈만 같고 감회가 새롭다”며 “앞으로도 무료 콘서트로 꾸준히 팬 분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크레용팝이 되겠다”고 전했다.

◆ 국내를 넘어 해외 예능 프로그램까지 접수하다!


크레용팝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며 해외 예능 프로그램까지 출연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2013년 11월 크레용팝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호주의 인기 TV쇼인 ‘웨키 월드 비터스(Wacky World Beaters)’ 녹화에 참여했다.

크레용팝이 출연한 호주 TV쇼 ‘웨키 월드 비터스’는 호주 유명 모델과 코미디언이 함께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이색적인 문화를 소개하는 방송이다. 이날 크레용팝은 진행자에게 직렬 5기통 춤을 전수 했고 이를 배운 진행자는 광화문 광장에서 깜짝 길거리 공연까지 펼쳤다.

웨키 월드 비터스 제작진은 “진행자가 한국의 개성 있고 재미있는 케이팝 스타를 만나 노래와 춤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며 “그 중 크레용팝이 적격이라고 판단해 섭외했다”고 크레용팝을 섭외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크레용팝은 상하이 TV의 예능프로그램 ‘루키 아시아’에 전격 출연해 물오른 예능감을 뽐낸 바 있다. 루키 아시아 프로그램은 K팝 스타를 위주로 한 K푸드, K패션, K뷰티를 결합한 신개념 예능 프로그램이다.

루키 아시아의 VJ 플레이제이는 크레용팝과 함께 직렬 5기통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녹화 현장을 지켜본 상하이 TV 루키 아시아 제작사 엔젤파워 측은 “크레용팝은 싸이의 인기를 이을 가수로 성장이 기대되는 그룹”이라고 말했다.

◆ 빌보드도 극찬한 크레용팝의 가능성 “싸이 뒤 이을 세계적 스타”


크레용팝의 인기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이어졌다. 2013년 8월 미국의 지상파 방송사 ABC를 대표하는 프로그램 ‘굿 모닝 아메리카’는 크레용팝을 월드스타 싸이를 이을 강력한 차세대 K-POP 루키라 치켜세우며 이들의 행보에 주목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빌보드, 월스트리트저널, 호주의 뉴스닷컴 등도 싸이와 함께 크레용팝을 언급했다. 미국 소셜 바이럴 사이트 버즈피드, 해외 팝음악 언론 사이트 팝더스트 등도 ‘빠빠빠’의 안무 동영상을 소개했다.

국내 음원 차트는 물론 미국 빌보드 K팝 차트마저 섭렵한 크레용팝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인기를 실감케 한다. 2013년 8월 발표된 미국 빌보드 차트에 따르면 크레용팝은 2주 연속 K팝 핫100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앞서 미국 음악 전문지 빌보드는 크레용팝을 소개하며 “싸이와 같은 방식의 인기를 얻고 있다”며 “싸이를 뒤를 이을 세계적인 K팝 스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극찬한 바 있다. 나아가 ‘한국의 B급 가수 싸이가 미국에서 이룬 성과’와 크레용팝의 인기를 비교하기도 했다.

빌보드는 “크레용팝이 웃음을 기반으로 삼은 댄스로 최근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1년간 바이러스처럼 퍼진 ‘강남스타일’ 싸이의 뒤를 이을 만한 스타가 탄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크레용팝은 눈에 띄는 헬멧과 색색의 의상을 입어 파워레인저로 불린다”며 “크레용팝 안무는 멤버들이 부분적으로 움직이는데 5기통 직렬춤이라 부른다. 이는 원통 모형의 엔진이 움직이는 모습에서 따온 것”이라고 5기통 직렬춤에 대해 설명했다.

크레용팝은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세계적인 음반사 소니뮤직과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노력여하에 따라 크레용팝의 네임밸류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 ‘빠빠빠’ 돌풍 재현한 ‘꾸리스마스’의 역주행


2013년 6월에 발표된 크레용팝의 댄스곡 ‘빠빠빠’는 음원 순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가 순위권에 진입해 수직상승하는 역주행을 보여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같은 크레용팝의 무서운 역주행 기세는 ‘빠빠빠’에서 그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11월 발표한 스페셜 싱글 ‘꾸리스마스’로 또 한번의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꾸리스마스는 음원 발표 당일 멜론 실시간 차트에서 50위 밖에 머물렀으며 6일 후에는 83위까지 순위가 떨어진 바 있다.

이후 뮤직비디오가 공개되고 방송에 노출되면서 실시간 음원차트 순위는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며 20~30위권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그리고 발표한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는 각종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에서 10위 안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한국 대중음악 공인 차트인 가온 소셜차트에서 12월 2주차부터 4주차까지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크레용팝 소속사 관계자는 “‘빠빠빠’가 각종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의 100위 밖에서 시작해 1위까지 올랐듯이 ‘꾸리스마스’도 차트 역주행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빠빠빠’가 입소문을 타고 서서히 대중의 사랑을 받은 것처럼 ‘꾸리스마스’도 귀여운 안무와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힘입어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짐에 따라 점차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크레용팝 패션의 완성은 헬멧과 트레이닝복


“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가 안경이 없다면?” 안경을 벗은 뽀로로를 상상하기 힘든 것처럼 헬맷 없이는 진정한 크레용팝이 완성되지 않는다. 

섹시 컨셉이 판을 치는 걸그룹의 홍수 속에서 크레용팝의 트레이닝복 패션은 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아이템이었다. 기존 여자 아이돌 그룹과 달리 섹시를 버리고 코믹을 가미한 댄스를 택했고 섹시의상 대신 트레이닝복을 선택했다. 여기에 헬멧을 더하면서 크레용팝만의 패션에정점을 찍었다.

물론 처음에는 여자 걸그룹이 무슨 헬멧에 트레이닝복이냐는 주변의 의구심도 많았지만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더 이슈가 됐다. 크레용팝은 자신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헬멧을 꼽았고 대중들도 이제는 헬멧을 보면 크레용팝을 먼저 떠올린다.

이렇듯 헬멧과 트레이닝복은 크레용팝만의 고유 액세서리로 자리매김했고 뗄레야 뗄 수 없는 숙명적인 존재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멤버 소율은 헬멧 안에 필수품을 넣고 다니면서 장바구니처럼 들고 다닌다고. 금미는 “밖에서 헬멧을 안 쓰면 솔직히 몰라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헬멧을 써야지만 크레용팝이라고 아세요”라고 말했고 웨이는 “헬멧은 완전한 크레용팝으로 변신하기 위한 도구”라고 의견을 더했다.


그러나 헬멧을 벗은 크레용팝의 공항패션도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전매특허인 헬멧과 바지 위에 치마를 입는 독특한 패션을 벗어 던지고 자연스러운 공항패션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LA에서 열린 엠넷 공연 차 공항에 도착한 크레용팝은 헬멧을 벗고 20대다운 발랄함을 뽐내며 톡톡 튀는 팝컬러로 공항패션을 완성했다. 데님이나 핫팬츠와 같은 편안한 캐주얼룩에 핑크나 옐로우 등 화사한 팝컬러 신발로 마무리한 모습이 눈에 띈다.

특히 이날 멤버 엘린은 독특한 팬츠에 핑크색 스니커즈를 매치해 여성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크레용팝의 공항패션을 본 누리꾼들은 헬멧을 벗은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20대 소녀들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 크레용팝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앞서 살펴본 ‘팝저씨’ 팬덤 형성 과정에서와 같이 크레용팝의 매력은 기존과 차별화된 무언가에 있다. 먼저 외형적인 면을 살펴보면 걸그룹이라고 하지만 전혀 매치되지 않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등장한다. 급기야 섹시 댄스가 아닌 막춤과 개다리춤으로 무대에 선 이들은 기존의 걸그룹과는 확실히 다른 컨셉을 보여주고 있다.

음악 장르로 봤을 때도 크레용팝의 음악은 디스코 풍으로 현재의 가요 트렌드에서는 벗어나 있다. 하우스가 가미돼 얼터너티브하기는 하지만 디스코 풍의 멜로디가 강하다. ‘빠빠빠’는 처음 작곡했을 당시 댄스음악이 아닌 밴드용 록음악이었다고 한다. 원래 남성 보컬도 소화하기 힘든 록 음악을 댄스화 시켰고 이러한 장르를 벗어난 묘한 중독성에 대중들은 매료됐다.

또 하나의 다른 점은 제작 방식에 있다. 일반적으로 대형 기획사의 걸그룹이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데뷔하는 반면 소기획사에 소속된 크레용팝은 소자본 하에 순탄치 않은 데뷔를 맞이해야 했다. 탄탄한 체계를 갖춘 대형 기획사와는 다르게 홍보도 방송 출연도 쉽지 않았다.

대신에 가수와 팬들이 힘을 모아 자발적으로 홍보에 나섰고 회사는 소셜미디어의 힘을 빌려 본격적으로 그들의 홍보 활동에 힘을 실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노래 가사와 뮤직비디오 콘셉트도 모두 멤버들과 회의 끝에 나오는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트레이닝복과 헬멧은 멤버들의 아이디어였다는 후문이다.

이렇듯 차별화된 컨셉으로 승부한 크레용팝의 작지만 강한 반란은 이전과 다른 특별한 것을 찾던 대중들에게 확실히 어필했고 구조적으로만 흘러가는 문화산업의 시스템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 선행에도 앞장 서는 솔선수범 걸그룹


절주 홍보대사인 크레용팝의 ‘절주송’이 화제다. 절주송은 크레용팝의 인기곡 ‘빠빠빠’를 개사한 것으로 잘못된 음주습관과 공공장소에서의 음주폐해 추방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파랑새포럼은 절주송 음원과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배포해 음주폐해 예방활동을 홍보했다.

파랑새포럼에 따르면 음주폐해예방의 달 슬로건은 ‘함께 하는 공공장소! 술자리는 없습니다’이다. 공공시설이나 장소에서의 음주행위가 취객의 소란과 주취 폭력 등 범죄로 연결되는 등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전모를 쓴 크레용팝을 홍보대사로 선정해 절주송 제작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크레용팝은 2013년 11월 이화여대 대현공원에서 절주홍보대사 위촉식을 갖고 절주송을 발표한 바 있다. 뮤직비디오는 이날 위촉식에서 크레용팝과 대학생 절주동아리가 함께 한 절주송 플래시몹을 배경으로 최근 인기를 끈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의 GTA시리즈 패러디 영상을 더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영상은 술을 구입한 청년이 편의점 주인에게 받은 ‘GTA절주-안전하게 귀가하기 크레용팝 리미티드 에디션’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통해 공공장소 음주가 가져오는 각종 폐해를 그리고 있다. 청년이 선택하는 GTA 플레이 캐릭터는 회사원, 가장, 대학생으로 각각 과음, 음주음전, 주취 폭력으로 게임 오버돼 절주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한편 파랑새포럼 관계자는 “대한보건협회 조사 결과 공공장소 음주 발생하는 문제로 다툼이나 폭력행위, 소란 및 고성방가, 쓰레기, 악취 등이 꼽혔다”면서 “연말연시 각종 술자리가 늘어나는 와중에 크레용팝의 절주송이 공공장소 음주폐해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고취시키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크레용팝은 가수 김장훈과 소방관응원가를 함께 불러 얻은 음원 수익 전액을 소방관에게 기부하는 선행을 실천한 바 있다.

대한민국 소방관 프로젝트는 김장훈이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일하는 소방관들을 위로하자는 경기도의 기획의도에 동의하고 크레용팝에게 협업을 제안해 이뤄졌다. 3가지 이벤트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소방관응원가 음원 발표, 뮤직 비디오 제작, 전국의 소방관과 가족들을 위한 공연 등으로 마련됐다.

사실 음원 수익을 기부한다거나 노개런티 조건이 말처럼 쉬운 현실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크레용팝은 자타공인 기부 천사 김장훈과 함께 이 일을 성공적으로 완수해냈다.

◆ ‘빠빠빠’ 패러디 영상으로 물든 유튜브


전 국민을 들썩이게 한 ‘빠빠빠’ 열풍에 누리꾼들 사이에서 숱한 패러디 영상이 탄생되며 덩달아 화제를 일으켰다. 어린이 동요처럼 단순한 가사에 두더지 게임을 연상시키는 직렬 5기통 춤은 누리꾼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패러디에 대한 욕구를 불지르기에 충분했다. 

경북지방경찰청 기동대원들이 만든 ‘크레용 캅’이란 패러디 영상은 유튜브에 공개된 지 하루만에 조회수 6,000여건을 넘기며 화제를 불러 모은 바 있다. 크레용 캅은 전의경 홍보와 불량식품,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 4대악 근절을 위해 만들어진 홍보영상이다.

크레용팝의 ‘빠빠빠’ 패러디 열풍은 국내를 넘어 만리장성도 넘어섰다. 유튜브에는 크레용팝 ‘빠빠빠’를 패러디한 중국 소방당국의 공익 캠페인 동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방화복과 헬멧을 착용한 중국 소방공무원 5명이 원곡에 맞춰 무표정으로 절도 있게 안무를 따라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어 사무실과 바닷가 등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춤을 추며 약 20명의 동료 소방관들과 함께 소방차 위에서 직렬 5기통춤을 추기도 한다.

영상 중간 만리장성 여러 관문 중 가장 웅장한 관문이라 해서 이름 붙은 ‘천하제일관(天下第一館)’앞에서 춤을 추는 모습도 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영상 속에는 다양한 소방안전 관련 메시지가 담겨있어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 스타들도 춤추게 하는 크레용팝의 위력


크레용팝의 마력에 빠진다는 것은 비단 일반 대중들에게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크레용팝은 같은 방송 환경에 있는 스타들도 춤추게 한다. 

SBS ‘붕어빵’에 출연하는 아이들과 크레용팝은 ‘2013 SBS 연예대상’에서 축하무대를 꾸몄다. 크레용팝이 대표곡인 ‘빠빠빠’에 맞춰 직렬 5기통 춤을 추자 유재석을 비롯한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팀 멤버들이 하나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따라 추며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어 방송인 이경규, 강호동, 김종민 등도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춤을 따라 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방송인 김구라는 크레용팝과 함께 ‘구라용팝’이라는 이름으로 ‘2013 MBC 방송연예대상’ 축하무대에 참석해 공연을 선보였다. 이날 시상식에서 인기상을 수사한 김구라는 크레용팝과 함께 축하무대를 꾸민 것이다. 이 무대는 유재석, 노홍철 등 예능인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편 김구라는 앞서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에서도 구라용팝이라는 이름으로 한 차례 패러디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 게스트로 김구라가 출연한 ‘구라용팝’ 패러디 영상은 온라인에서 회자되며 누리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 화제의 크레용팝-일비스 콜라보레이션 무대


화제의 중심에 있는 두 가수가 한 무대에서 뭉쳤다.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뮤지션으로 꼽히는 크레용팝과 일비스는 2013년 11월22일 홍콩 퉁청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Hong Kong Asia World-Expo Arena)에서 열린 ‘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MAMA)에서 환상의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꾸몄다.

콜라보레이션은 기존 가수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단결된 모습으로 특별 무대를 꾸미는 것으로이를 가장 잘 살린 팀은 일비스와 크레용팝이었다. ‘2013 MAMA’의 가장 큰 재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비스는 노르웨이 서부 출신 뮤지션으로 코믹한 뮤직비디오로 최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뮤직비디오는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가며 순식간에 2억 37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다.

여우 복장을 하고 등장한 일비스는 타이틀 곡 ‘The Fox’ 무대를 선보이며 다양한 여우 울음 소리를 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등장한 크레용팝은 대표곡 ‘빠빠빠’ 무대를 선보였고 후반부로 접어들자 일비스가 무대로 재등장해 크레용팝과 함께 직렬 5기통 엔진춤에 동참해서 열띤 호응을 이끌었다.

평소 코믹하고 재치있는 모습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일비스는 크레용팝과 어우러져 즐거운 무대를 꾸몄다. 문화와 언어가 달라도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었다. 이색적인 콜라보레이션 무대에 관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냈고 양 팀은 각자의 개성을 살리면서 톡톡 튀는 무대를 완성해내며 최고의 콜라보레이션 무대라는 극찬을 받았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크레용팝은 여자 신인상을 수상했고 일비스는 International Favorite Artist상을 나란히 수상했다.

◆ 크레용팝이 가요계에 주는 교훈?


걸그룹 크레용팝이 가요계에 주는 교훈은 한 마디로 ‘차별화’다. 이는 관련 산업계에서도 오랫동안 통용돼온 성공 공식이기도 하다.

크레용팝의 소속사인 크롬엔터테인먼트는 2011년 8월 설립된 신생 기획사로 기존 거대 기획사들의 틈 속에서 크레용팝을 데뷔 1년만에 음원강자로 키워냈다. 그 성공 비결은 단연 차별화된 콘셉트에 있었다.

깜찍하거나 섹시하거나. 그동안 두 가지로 양분되어온 기존의 걸그룹의 콘셉트를 완전히 파괴시킨 크레용팝은 섹시한 의상도 비쥬얼을 강조하는 뮤직비디오나 무대연출도 없이 그저 독특함 하나로 승부했다. 

보통 걸그룹이라고 하면 몸에 딱 붙는 섹시한 의상에 라인을 강조하는 춤을 떠올리겠지만 크레용팝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머리에는 헬멧을 뒤집어쓰고 있어 여성스러움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마치 고등학교 체육 시간을 연상시키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대중 앞에 등장해 걸그룹이지만 부담 없이 친숙하게 다가왔다.

의상이 이러하니 섹시한 무대를 연출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이 추는 춤은 거의 막춤이나 개다리춤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걸그룹으로서 여성스러운 매력을 어필하기엔 전혀 거리가 먼 동작들은 심지어 체조를 연상시키기에 이른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지금의 코믹 콘셉트를 잡았지만 사실 이 정도로 인기를 얻을 줄은 멤버들도 몰랐다고. 발표 전까지만 해도 ‘이번에도 안 되겠구나’ 하며 또 다시 절망에 빠졌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전례 없던 확실히 차별화된 콘셉트는 크레용팝의 막강한 경쟁 무기가 됐다. 국내 가요계에는 원더걸스 ‘텔미’와 소녀시대 ‘지’ 이후에 전 국민적으로 사랑받는 걸그룹 히트송이 탄생했다고 떠들썩했다. 독특한 콘셉트로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하며 대중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은 것이다.

이들의 예상치 못한 큰 성공을 시기한 것일까. 2013년 한 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크레용팝이지만 확실히 이들은 가요계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지금은 월드스타가 된 싸이도 자기만의 개성으로 빌보드차트를 석권하며 세계 시장의 벽을 뚫은 바 있다. 그 뒤를 이어 크레용팝은 ‘빠빠빠’라는 곡 하나로 빌보드에서도 ‘제2의 싸이’로 회자됐다. 이처럼 세계의 주목을 이끈 크레용팝을 보는 시선은 양분화되어 있다.

하나는 일베 논란이 보여주듯이 노이즈 마케팅의 성공으로 보는 다소 부정적인 시선과 다른 하나는 기존 음악과는 차별화된 콘셉트가 만들어낸 콘텐츠의 성공으로 보는 긍정적인 시선이다. 둘 다 일리가 있는 분석이지만 결정적인 성공의 이유는 후자에 가깝지 않을까.

소기획사에서 시작해 멤버 당 10만원을 넘지 않는 의상비는 걸그룹으로써 약점이 될 수도 있었지만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귀에 착착 감기는 음악과 한 번 보면 잊기 힘든 의상과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안무 등 모든 것이 철저하게 대중의 욕구를 파고든 기획력의 승리였던 것이다.

◆ 크레용팝의 아직 끝나지 않은 반란



2014년 새해가 밝았다. ‘국민 걸그룹’으로 당당히 급부상하며 2013년을 확실히 자신들의 해로 만든 크레용팝의 향후 활동 계획에 팬들은 물론 음악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도 별 반응이 없자 ‘이젠 활동을 접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그런데 순위가 조금씩 오르더니 어느 순간에는 차트 10위권에 입성해 있더라구요. 그리고나서 머지 않아 1위를 하게 됐는데 믿기지가 않아서 몇 번이나 모니터를 확인했던 것 같아요(웃음)”

지금의 크레용팝이 있기 까지는 실패를 딛고 오뚝이같이 다시 일어서는 힘에서 기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은 트레이드마크인 헬멧을 벗으면 대중들이 못 알아보고 지나치는 굴욕을 당하기 일쑤지만 크레용팝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국민 걸그룹 크레용팝에게 2014년은 더욱 특별하다. 다섯 멤버 중 웨이, 초아, 엘린 등 세 명의 멤버가 1990년생 말띠이기 때문이다. 2013년에 작은 반란의 불씨를 지핀 데 이어 2014년에도 그 불씨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 국민을 넘어 세계인이 하나되어 크레용팝의 춤을 추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그날까지 이들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사진출처: w스타뉴스 DB, 크롬 엔터테인먼트, 스타일매거진 ‘GanGee’, 빌보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 크레용팝 네이버 공식 블로그, 유튜브 영상 캡처, SBS ‘2013 연예대상’ 방송 캡처, MBC ‘2013 방송연예대상’ 방송 캡처, CJ E&M)

한경닷컴 w스타뉴스 기사제보 news@wstarnews.com

▶ 호란, 픽업아티스트 곽현호와 설전 “원나잇이 아트? 꼴같잖아”

▶ 비, 키스마크에 진땀 뻘뻘 “김태희가 만든 것 아냐…도장 판 것”
▶ ‘무한도전’ 응원 연습, 일사분란한 손놀림 ‘연습 좀 하셨나봐요~’
▶ 오지은 성진환 청첩장에 최강희 “받아본 청첩장 중 너무 심플…”
▶ [포토] 팬들 챙기는 한지민 '마음씨도 너~무 예뻐'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