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경제가 과연 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 정부는 최근 경제지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지만 이것만으로 경제가 회복되리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오석 부총리도 인정했지만 지금의 지표 개선은 정부가 주도해 만든 경제회복의 작은 불씨에 불과할 뿐 민간부문에서 어떻게 성장의 동력을 살려내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기업가들이 신명나게 뛰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년은 경제민주화라는 광풍이 몰아치며 기업활동 자체가 범죄시되던 암울한 기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권에서 기업 때리기를 경제민주화로 인식하며 온갖 오류들이 판을 쳤던 한 해였다. 일감몰아주기 논란,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유통업과 프랜차이즈 규제, 상법 개정안 소동,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검찰은 기업인들을 소환하고 잡아넣기 바빴고,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무기로 기업들을 겁박하고 옥죄었다. 지금 이 땅의 기업들은 숨조차 제대로 못 쉴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가정신이 바닥으로 추락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일이다. 1980년대 후반 정치민주화 바람 속에 기업을 적대시했고,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아예 대기업을 환란의 주범으로 몰아세웠던 것도 부족해 지금은 경제민주화로 기업들을 아예 녹다운시켜 버린 것이다. 반기업정서도 극에 달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가정신지수 비교에서 한국은 경제규모에 한참 못 미치는 43위에 불과했다. 세계은행이 조사한 기업경영 여건 평가에서도 창업부문은 53위다. 창업조차도 기업가정신과는 거리가 먼 생계형 창업만 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가정신이 바닥을 헤매는 마당에 무슨 재주로 민간부문의 성장동력을 살릴 수 있겠는가.
끊임없이 리스크를 무릅쓰고 도전하며 미래를 꿈꾸는 것이 바로 기업가정신이다. 투자도, 성장도 다 기업가정신에서 나온다. 이런 기업가정신을 우리 사회가 북돋워 주기는커녕 가로막는다는 게 말이 되나.
이런 식으로는 나라의 장래가 없다. 새해는 기업가들부터 다시 뛰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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