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31일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부산은행의 모기업인 BS금융과 전북은행 모기업인 JB금융을 각각 선정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내년 1월 우리금융지주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매각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약 5주간 두 지방은행의 확인 실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후 세부 계약내용에 대한 협상을 거쳐 내년 7월 중에 최종 매각을 완료하게 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23일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빠른 민영화, 국내 금융산업의 바람직한 발전 등 우리금융지주 매각 3대원칙과 국가계약법상 최고가 원칙 등을 근간으로 하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기준’을 의결했다. 또 지난 26일에는 입찰자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지역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해 평가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BS금융, “지분 27%, 지역상공인에 환원”
자산 31조3000억원, 점포 162개 규모 경남은행 인수전에는 BS금융과 경은사랑컨소시엄, 기업은행이 참여했다. 경은사랑컨소시엄은 경남·울산 지역 상공인, DGB금융, MBK파트너스 등으로 구성됐다. 본입찰에서 BS금융은 1조2000억원대를, 경은사랑컨소시엄과 기업은행은 1조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가’ 원칙을 고수한 정부가 BS금융의 손을 들어준 배경이다. 그러나 경은사랑컨소시엄을 주축으로 한 지역사회 반발이 커서 갈등 수습에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BS금융지주는 앞서 입찰자 프리젠테이션에서 인수 후에도 투뱅크 체제를 유지해 경남은행 자율경영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외에 △사명변경 검토 △임금 및 복지수준 단계적 개선 △경남은행 신입행원 중 경남·울산지역 대학생 90% 이상 채용 △자회사 편입을 위한 최소지분(30%) 외 잔여지분 지역상공인에 환원 추진 등을 제시했다. BS금융은 예보에서 경남은행 지분을 56.97%를 인수하는데 그 중 30%를 뺀 나머지는 상공인들에게 적정가에 지분을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경남은행의 차순위 협상대상자로는 기업은행이 선정됐다. 차순위 협상대상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인수를 포기할 때 인수 협상을 할 권리를 갖는다.
○JB금융, 차순위 없이 단독인수후보 선정
자산 20조2000억원, 점포 153개 규모의 광주은행 인수전은 JB금융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본입찰에 신한금융, JB금융, BS금융, 광주·전남상공인연합, 광주은행 우리사주조합 등이 참여했지만 JB금융이 약 5000억원 가량의 월등히 높은 가격을 써 내면서 다른 참가자들을 크게 따돌렸다.
공자위는 지난 23일 본입찰 마감 직전 최소 예정가를 약 4000억원 가량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신한금융 등 나머지 인수 후보자들은 전부 이 예정가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써 냈다. 이 때문에 공자위는 차순위 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광주은행을 인수할 예정인 JB금융지주도 BS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투뱅크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100% 고용승계 원칙 △지역사회 네트워크 유지 및 해당지역 출신 인재 채용 △이익 대비 지역사회환원율(10%) 유지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손병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에도 최종 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협상대상자가 노력을 계속하도록 유도해서 앞으로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지역을 위한 건전한 은행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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