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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아는 사람만 아는 '그들만의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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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우 기자 ] 1984년 ‘루이비통’ 진출을 시작으로 내년이면 한국에 명품시장이 형성된 지 30년이 된다. 한때 소수의 사치품이었던 명품이 대중화하면서 이젠 “흔한 명품 브랜드는 싫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는 사람만 아는 독특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다. 백화점과 패션업체들이 운영 중인 수입품 편집매장(특정 상품을 골라 전시 판매하는 매장)은 아직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참신한 고급 브랜드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주요 편집매장 바이어들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들을 추천했다.

●‘흔하디 흔한 명품백’에 질린 VIP들의 선택

악어가죽백 ‘이든K’…가방 1200만~2000만원·클러치 400만~1100만원

갤러리아명품관에서는 명품 악어가죽 가방 ‘이든K’의 맞춤제작(MTO·Made To Order) 서비스가 눈길을 끈다. 싱가포르 출신 디자이너 이든 고가 2011년 만든 신생 브랜드인데, 역사가 짧다고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영국 런던의 최고급 백화점인 해러즈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낸 것을 비롯해 유럽, 중동, 아시아 일대의 부자 많기로 소문난 지역에 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가격은 가방 1200만~2000만원, 클러치 400만~1100만원 선.

이든K는 천연 가죽의 무늬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옅게 빛나는 색(色), 생동감 있는 디자인, 만질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소재의 감촉 등 디테일이 살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든 고는 4대째 가죽공방을 운영하는 집에서 태어나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을 거쳤다. 매년 두세 차례 미국과 남아프리카를 직접 돌며 최고급 가죽을 엄선한다. 이 가죽은 이탈리아, 스위스, 싱가포르에 있는 공방에서 장인들 손을 거쳐 명품 가방으로 탈바꿈한다.

박정민 갤러리아명품관 바이어는 “이든K는 가죽 간의 접합부가 보이지 않게 동일한 느낌으로 연결되는 스카이빙(skiving)이라는 기법이 특징”이라며 “가죽 두께가 얇고 가방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는 호평이 많다”고 전했다.

●해부학에서 탄생한 독특한 구조의 주얼리

스웨덴 ‘코르넬리아 웹’…인체구조학적 디자인·몰디드 미디엄 팔찌 57만원

LG패션 ‘라움’에서는 스웨덴 주얼리 ‘코르넬리아 웹’이 인기다. 스톡홀롬 의대생 출신 코르넬리아 웹이 2005년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브랜드다. 해부학을 공부하며 인체의 형태에 매력을 느낀 그는 사람의 몸을 자연스럽게 감싸는 액세서리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인체 구조를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을 지향한다는 것이 브랜드 철학이다. 코르넬리아 웹의 간판 상품은 ‘몰디드 리스트 미디엄’ 팔찌(57만원)다.

팔목을 착 감싸는 곡선미가 특징으로, 여러 액세서리를 함께 차는 믹스 앤드 매치(mix and match) 아이템으로 쓰임새가 다양하다. 지난 10월 처음 들어온 은색 모델은 한 달이 채 안돼 매진됐고, 추가로 들어온 금색 팔찌도 인기다.

정주현 라움 바이어는 “다양한 수입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액세서리 시장의 선택 폭이 넓어졌지만 유행을 좇는 비슷한 디자인이 난무하는 게 사실”이라며 “디자인과 더불어 특유의 브랜드 철학이 있는 독특한 제품이 점점 각광받는 추세”라고 말했다.

●딱딱함 걷어내고 세련된 실루엣 살린 클래식 슈트

이탈리아 ‘스틸레 라티노’…슈트 속 부자재 최소화·재킷 290만~370만원

삼성에버랜드의 남성패션 편집매장 ‘란스미어’에서는 명품 슈트 ‘스틸레 라티노’가 주목받고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 슈트의 형태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빈첸초 아톨리니의 손자인 빈첸초 아톨리니 주니어가 만든 브랜드다. 가격은 슈트 370만원, 재킷 290만~370만원, 코트 390만~450만원 선.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독점 개발 소재를 사용해 몸의 실루엣을 세련되게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슈트 속 부자재와 구조를 최소화해 기존 클래식 슈트의 딱딱하고 뻣뻣한 느낌을 걷어내고 부드러움을 강조한 점도 특징이다. 매끄럽고 광택 있는 소재보다 부드러운 질감의 원단을 많이 쓰고, 짧은 기장과 몸에 딱 맞는 피팅감으로 남성의 섹시한 매력을 잘 살려낸다.

김효진 란스미어 책임디자이너는 “빈첸초 아톨리니 주니어의 의상 철학은 옷을 통해 ‘그 사람을 바로 그 사람답게 보이게 하는 것’”이라며 “슈트를 차려입어도 나이가 더 들어보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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