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로 팔순을 맞은 아키히토(明仁) 일본 일왕이 사전 기자회견에서 생애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초등학교 학생 시절 겪은 전쟁을 꼽았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일왕은 "일본인 전쟁 희생자는 약 310만명으로 추정된다"며 "다양한 꿈을 갖고 살던 많은 사람들이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것을 생각하면 정말 참담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후 연합군의 점령하에 있던 일본은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소중한 것으로 삼아 일본국 헌법을 만들고 다양한 개혁으로 오늘의 일본을 일궜다"고 강조했다.
일왕은 "천황(일왕) 자리에 있는 것은 고독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결혼으로 내가 소중히 하는 것을 함께 소중히 여겨주는 배우자를 얻었다"며 "황후(왕비)가 항상 내 입장을 존중하면서 곁에 있어 줘 평안을 느꼈다"고 부연했다.
아카히토 일왕은 쇼와 일왕의 장남으로 1933년 태어났다. 11세에 일본의 패전을 본 뒤 전후 부흥기에 청춘시절을 보냈다. 1989년 쇼와 일왕이 사망한 뒤 즉위했다. 1959년 미치코(美智子) 왕비와 결혼해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역대 일왕 중 재위 중 팔순을 맞이하기는 아키히토 일왕의 아버지인 쇼와(昭和·히로히토) 일왕에 이어 2번째다. 역대 일왕의 장수 순위에서도 쇼와(1901∼1989), 고미즈노(後水尾·1596∼1680), 요제이(陽成·869∼949년)에 이어 4번째다.
일왕은 이날 오전 3차례 가족과 함께 궁전 베란다에 서서 시민들의 축하를 받고 답례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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