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장진모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은 유대인의 전유물(?)’
재닛 옐런 차기 Fed 의장 지명자가 이번주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유대인이 30년간 Fed를 ‘지배’하게 된다.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임명한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명한 벤 버냉키 현 의장, 그리고 옐런 차기 의장은 모두 유대인이다. ‘세 번 반복되면 영원하다’는 유대인 속담을 떠올리며 앞으로 유대인이 Fed를 영원히 장악할 것이란 농담도 있다.
특히 옐런 부의장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인 스탠리 피셔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 역시 유대인이다. ‘세계 경제대통령과 부통령’ 자리를 모두 유대인이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에서 유대인은 670만여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2% 남짓이지만 정치 경제 등 각 분야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 상원의원 100명 중 11명, 하원의원은 435명 가운데 22명이 유대인이다. 특히 월스트리트의 유대인 인맥은 막강하다.
유대인은 원래부터 이재 감각이 다른 민족들보다 유난히 뛰어나다. 19세기 말~20세기 초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산업화와 금융자본주의로 재편될 무렵 돈 감각이 뛰어난 유대인의 재능이 한층 더 빛을 봤다. 당시 유럽금융시장을 장악한 유대계 로스차일드 가문이 대표적이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19세기 중반부터 미국 진출을 시도했으며 1913년 Fed 설립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은행뿐 아니라 미국 재무부 장관도 유대인이 ‘세습’하고 있다. 씨티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잭 루 현 재무장관은 폴란드 이민자 출신으로 유대인 후손이다. 루 장관의 전임인 티머시 가이트너, 그의 전임자인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 역시 유대인이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의 수장 모두 3대째 유대인이 맡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 때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과 로렌스 서머스도 유대인이다.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대형 금융회사의 파산, 그리고 정부의 신속한 구제금융 조치가 나올 때마다 ‘유대인 음모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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