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영 기자 ] 롯데그룹이 업계에서 유일하게 교외가 아닌 도심 한 복판에 '아울렛 롯데' 간판을 속속 달고 있다.
도심형 롯데 아울렛은 내년에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교외형 아울렛 대비 외형성장세가 높아서다.
아울렛은 출점 지역별로 도심형과 교외형(프리미엄)으로 나뉘는데 '아울렛 왕좌'를 다투던 신세계와 롯데는 그간 교외형 아울렛으로 경쟁해왔다.
19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올해 문을 연 도심형 서울역 아울렛은 첫해부터 목표치를 50% 웃도는 매출(2013년 상반기 기준)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곳보다 두 달 먼저 오픈한 청주 아울렛도 한 달여 만에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형 아울렛의 발빠른 외형성장을 지켜본 롯데쇼핑은 내년에도 고양 아울렛과 구리 아울렛 등 '나홀로' 도심형 아울렛 출점 계획을 짜놓고 있다.
롯데쇼핑은 5년 전인 2008년 광주 월드컵점을 시작으로 광주 수완 아울렛, 대구 율하 아울렛 등 지금까지 도심형 아울렛을 5곳으로 늘려 운영중이다. 올들어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5곳)과 균형을 이뤘다.
롯데쇼핑은 "아울렛별로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서울역 아울렛의 경우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당초 목표 매출 대비 50% 이상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고양과 구리 두 곳에 도심형 아울렛 간판을 걸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롯데는 기존 아울렛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도심형 아울렛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서울역 아울렛이 높은 성장성을 증명한데다 '합리적인 소비' 문화 확산과 소비 양극화 탓으로 아울렛 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아울렛 시장규모는 약 8조40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랜드리테일, 세이브존, 마리오아울렛, 가
두형아울렛(로데오거리 및 별도 아울렛 매장)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 점유율 1위는 이랜드리테일로 46곳(백화점·뉴코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렇지만 백화점이 아울렛 시장에 뛰어들면 기존 판도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 상품공급 측면에서 경쟁력이 뛰어나고 마케팅 능력도 탁월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남성현 흥국증권 유통담당 연구원은 "올해보다 내년에 아울렛 시장환경이 더 우호적"이라면서 "무엇보다 의류시장이 공급자 중심의 생산시스템과 유행의 민감성 그리고 유통업체의 위탁매입 방식에 따라 재고가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의류업체들은 정상적으로 재고시장(아울렛·직영할인로드샵 등)을 통해 재고처리가 이뤄지지 못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지는 데다 물류창고·관리인력 등 유지비용이 발생해 이익이 나빠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서 유통플랫폼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렛 시장은 또 백화점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됐다. 기존 아울렛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지 못하고 상품공급 측면에서도 압도적인 재고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남 연구원은 "현재 점유율 1위인 이랜드리테일은 기존 아울렛 사업부 강화보다 NC백화점을 통해 중저가 시장에 주력하면서 아울렛사업부 성장이 제한되고 있고 세이브존과 마리오아울렛 등도 출점 한계에 직면했다"면서 "더욱이 재고상품 확보도 이들보다 백화점이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렛의 경우 재고상품을 유통하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통상 백화점과 로드샵 매장을 통해 공급되는 의류물량은 약 60~70% 수준인데 지난해 의류판매 백화점 매출비중은 43.9%였다. 반면 아울렛 업체 매출비중은 12.4%에 불과한 실정이다.
남 연구원은 "상품을 제조·공급하는 의류업체 입장에선 백화점이 매년 소비해주는 규모가 아울렛 대
비 약 4배를 웃돌아 백화점에 대한 재고상품 공급도 이곳으로 집중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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