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이른바 '해외 직구' 등으로 국외 소비가 확산되면서 부진한 내수 회복이 위협받고 있다.
국내에서 관광을 하거나 물건을 구매하면 자영업자나 도소매업자의 매출 및 생산이 늘고, 고용 창출과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타면서 경제가 활성화되지만 국외 소비는 이런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해외 여행 붐에 이어 이제는 이른바 '직구'라는 물품 구매까지 가세해 국외 소비의 비중이 늘고 있다.
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신한카드로 결제된 해외 온라인쇼핑 이용액은 옷, 신발, 그릇 등 2102억원어치로, 작년 동기보다 546억원(35.1%) 늘었다.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시즌 1주일간 이용자수도 3만7000명으로 작년보다 1만명 증가했다.
카드업계에선 해외 직구 카드 결제액이 지난해 9700억원에서 올해 1조2700억원 규모로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외 소비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 관광지출도 여전하다.
지난해는 165억2000만달러(평균 환율로 18조6000억원)로, 10년 전인 2003년(82억5000만달러)의 거의 두 배다.
해외를 찾는 관광 수요가 늘면서 해외 관광 지출도 증가했다. 올해도 10월까지 해외관광 지출은 14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7% 늘었다.
이에 따라 국외소비는 지난해 22조4164억원으로 2003년(9조9071억원)의 2.3배로 불어났다.
반면 국내 소비지출은 2003년 405조6039억원에서 지난해 653조1657억원으로 6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도 3분기까지 국내 소비(497조6856억원)는 작년 동기보다 2.6%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국외 소비(17조9315억원)는 4.3% 증가했다.
국외 소비가 국내 소비를 일정 부분 대체하고 있지만 이를 제어할 직접적인 정책 수단은 마땅하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국외 소비가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형태로 소비하는 합리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해외 관광 지출로 고질적인 적자를 지속한 관광수지만 해도 그렇다.
이강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국제관광연구센터장은 "국내에 매력 있는 관광지를 개발하고 여행객이 느끼는 비용 수준도 낮춰야 한다"며 "소득 수준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내국인의 해외관광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해외직구도 마찬가지다. 정책보다는 시장에서 자율적인 해결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황정미 대한상의 유통산업정책실 과장은 "직구는 2010년을 전후로 몰테일 등 배송대행 업체들이 대거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됐다"며 "무엇보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제도적인 해결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제도적으로는 대외 개방의 진척으로 정책 수단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미국 특송화물의 면세 기준이 '상품가격 기준 200달러'로 상향된 게 오히려 직구의 확산을 뒷받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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