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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株는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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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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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운용사가 '낙점'…지분 매집했는데 주가는 내리막

    넥스트아이·KMH 등 대형주 장세서 '氣' 못펴
    다른 기관선 입질 기피



    [ 송형석 기자 ]
    정밀기계를 만드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넥스트아이는 KB자산운용의 ‘황태자주’로 불린다. 2012년 7월부터 KB자산운용이 이 회사 주식을 꾸준히 사모으고 있어서다. KB자산운용은 올해 하반기 이후 넥스트아이 주식을 2%가량 추가로 매집, 지분율을 17.57%까지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이 고심 끝에 고른 종목인 만큼 넥스트아이의 내실은 탄탄하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 영업이익도 꾸준히 나고 있다. 하지만 이 종목의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의 6일 종가는 6850원. 하반기 들어 주가가 17.96% 빠졌다.

    ○황태자주, 주가는 지지부진

    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이 자사 펀드 자금 운용 등을 위해 집중 매집한 종목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적이 좋고 확실한 수급주체가 있는 종목은 반드시 오른다는 상식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KB자산운용의 또다른 ‘필승카드’로 꼽혔던 방송 서비스 업체 KMH도 넥스트아이와 엇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KB자산운용은 12%대였던 이 회사의 지분을 10월 이후 추가 매집, 지분율을 18.08%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지분을 매집할수록 주가는 하향곡선을 그렸다. 하반기 들어 이 회사 주가는 19.26% 떨어졌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의 ‘간택’을 받은 아세아도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지난 11월8일 분할 재상장 직후였던 아세아 지분을 5.1%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지분을 추가로 매집, 현재 지분율이 7.98%에 달한다. 하지만 아세아 주가는 첫 지분 취득 공시 이후 현재까지 한 달간 8.4% 떨어졌다.

    한화자산운용은 10월 이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우진 주식을 조금씩 내다팔고 있다. 지난 5월22일 공시에서 5.05%였던 우진 지분율이 3%대로 내려갔다. 이 회사 주가가 5월21일 1만850원을 정점으로 꾸준히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진의 6일 종가는 8270원이다.

    브레인자산운용이 지분 5.41%를 들고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자화전자 역시 하반기 들어 주가가 1.79% 떨어지며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운용사 간 견제논리가 주가 발목

    증권 전문가들은 하반기 주식시장이 철저히 대형주 위주로 움직이다 보니 운용사들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소형주들도 부진을 벗어나기 힘들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8월 말부터 10월까지 이어진 외국인들의 최장 기간 연속 순매수 기간 코스피200에 속하는 대형주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오른 반면 운용사들이 공을 들인 중소형주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는 설명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 자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도 운용사 입장에서는 악재다. 운용사를 추종매매하던 ‘개미투자자’들의 숫자가 부족하다 보니 주가 올라야 할 타이밍에 오르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됐다는 의미다.

    특정 기관의 집중 매수종목을 다른 운용사들이 기피하는 풍조 탓에 주가 상승이 더디다는 분석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종목이라 하더라도 타사에서 5% 이상 지분 취득 공시를 하면 투자 유망기업 목록 순위를 멀찍이 뒤로 뺀다”며 “특히 장기가 아닌 단기 투자 성향이 짙은 운용사가 선점한 곳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산운용사가 매집에 들어간 것을 매수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며 “중장기 성장가능성이 있는 업체라는 정도의 메시지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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