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대선불복 막장"…민주 "개인 의견" 곤혹
[ 이호기 기자 ] 민주당의 비례대표 초선인 장하나 의원(36·사진)이 8일 대선 불복을 공식 선언했다. 그동안 민주당 내부에서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는 있었지만 현역 의원이 대선 불복을 거론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정식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의원은 이날 배포한 성명서에서 “부정선거 수혜자인 박 대통령은 사퇴하고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보궐선거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현재 드러난 사실만 가지고도 2012년 12월19일 대선은 국가기관들이 조직적으로 총동원된 총체적 부정선거임이 명백하다”며 “나, 국회의원 장하나는 ‘부정선거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국가정보원이 지난 대선 때 2270개 트위터 계정으로 2200만건의 댓글을 조직적으로 게시한 점,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의혹, 국가보훈처의 안보교육을 빙자한 불법 선거개입 등을 꼽았다.
장 의원은 민주당 청년 비례대표로 지난해 19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의 여성 정치인이다. 제주 출신으로 연세대 졸업 후 2007년 8월 민주당 제주도당 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지난해 민주통합당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냈으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으로 4대강 사업, 밀양 송전탑 문제 등 현안에 목소리를 냈다.
장 의원의 발언에 대해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한 마디로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며 “유권자 모두를 모독하고 국민의 선택으로 뽑은 대통령을 폄훼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장 의원 성명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개인 의견이라고만 하지 말고 민주당 전체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재빠르게 선을 긋고 나섰지만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박용진 대변인은 “장 의원 개인의 생각일 뿐”이라며 “당 입장과 다른 개인 입장을 공개 표명한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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