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형 기자 ]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1년 넘게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올 들어서만 5000만원 이상 오른 아파트가 53만여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부동산114는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367만9245가구의 전셋값 상승폭을 조사한 결과 전셋값이 5000만원 이상 상승한 가구가 전체의 14.4%인 53만441가구로 집계됐다고 5일 발표했다.
전셋값 상승폭이 5000만~1억원 미만인 곳은 45만7128가구로 전체의 12.4%에 달했고, 1억원~2억원 미만 오른 곳은 7만569가구(1.9%)였다. 웬만한 지방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 2억원 이상 전셋값이 오른 아파트도 2744가구(0.1%)나 됐다.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인 성수동 일대 대형 아파트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전용면적 205㎡는 작년 말 10억원이던 전셋값이 지난달에는 12억6000만원으로 2억6000만원이나 뛰었다. 서울 강북권 아파트도 전셋값이 오르기는 마찬가지다. 중계동 ‘대림벽산’ 전용 114㎡는 3억5500만원에서 4억7500만원으로, 창동 ‘대우그린’ 전용 84㎡는 2억1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각각 1억2000만원과 7000만원 뛰었다.
수도권 전세난 해소를 위해 정부도 지난 3일 발표한 ‘8·28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를 통해 내년부터 3억원 이하 전세 주택 세입자들이 낮은 대출 금리(연 3.7%)로 전세 보증금까지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전세금 안심대출’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셋값 상승세가 가파른 서울의 경우 전세 보증금이 3억원을 웃돌아 전세금 안심대출에 가입하지 못하는 아파트가 전체의 38%인 47만9811가구에 달한다.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수도권에서 집들이에 들어가는 새 아파트는 2만872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7901가구)보다 24.2%나 줄어든다는 점도 전세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셋값이 1년도 안 돼 5000만원 넘게 오르면서 수도권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신규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만큼 전세난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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