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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게임 '리니지' 속 훈훈한 사람사는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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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과 1의 세계 속에서도 사람사는 냄새는 난다.</p> <p>'게임'이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딱딱한 컴퓨터와 인공적인 느낌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게임도 결국 '사람'이 플레이 하는 것이다. 0과 1로 이루어진 온라인 게임 세계에서도 현실 못지않은 훈훈한 미담을 찾아볼 수 있다.</p> <p>15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오랜 세월만큼이나 따뜻한 이야기도 많다. 그 중 유저들을 울고 웃게 한 이야기 5가지를 뽑아보았다.</p> <p>■ '역사상 존재하는 단 하나의 아이템, '생명의 검''</p> <p>2001년 8월 31일, 인천의 한 병원에서 리니지를 즐기는 한 유저가 사고를 당해 생명이 위태로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긴급 수혈이 필요했지만, 문제는 유저의 혈액형이 희귀한 RH-O형이라는 것. 일분일초가 아쉬운 절박한 상황이었지만, 쉽게 구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p> <p>하지만 이 사연이 알려지자 리니지 유저들은 채팅창을 통해 'RH-O형 피를 구한다'는 문구를 퍼트렸고, 전 서버에 내용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우연히 혈액형이 일치하는 한 유저가 조우서버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었고, 그 유저의 수혈로 기적적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p> <p>이에 엔씨소프트는 수혈에 나선 고객에게 1년 무료 이용권과 감사패, 그리고 특별한 아이템을 선물로 주었다. 리니지 역사상 단 한 자루만 존재하는 특별한 '생명의 검' 아이템이다. 많은 유저들은 이를 축하하며 이를 계기로 사이버 세상을 넘어 유저들간의 뉴스나 사건, 사고부터 소소한 일상까지 공유할 수 있는 돈독한 커뮤니티 문화가 활성화되었다.</p> <p>■ '108분이 낳은 따뜻한 기적'</p> <p>
2012년 1월 31일, <크리스터> 서버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제 아이가 아픕니다! 좀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사망률'이라는 아이디의 유저가 올린 글이었다. 글을 살펴보면 구개구순열로 태어난 어린 아기가 힘겹게 누워있는 사진과 함께 어려운 상황으로 수술비가 모자라 유저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p> <p>아기는 구개구순열 외에도 뇌출혈 소견 등 수술이 필요한 심각한 상황이었다.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 서버지기는 관련한 내용을 홈페이지 메인에 걸어 많은 사람들이 보게 하고 모금을 위해 아고라 서명운동도 시작했다.</p> <p>그 결과 며칠사이 모금 서명 인원은 목표 500명의 10배인 5000명을 훌쩍 넘었다. 또한 이 서명운동을 바탕으로 복지단체인 '한국 사회 복지관 협회'의 모금 적격 심사를 통과해 모금이 진행되었다. 한달 400만원이 목표였지만, 시작된지 108분만인 13시 52분에 5,928명의 참여로 목표액을 달성하고 마감되었다. 다행히 아기는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고, 이는 리니지 고객들의 따뜻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으로 기록되었다.</p> <p>■ '소통과 희망의 끈, '리니지''</p> <p>2011년 당시 28살의 젊은 나이였던 한 '리니지' 유저는 뇌졸중으로 인한 전신마비로 왼손 중지를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다. 그의 상황은 한 게임전문 매체의 인터뷰를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p> <p>이후 한 손가락으로 글자를 입력하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오타도 많이 났지만 그의 상황을 이해하는 혈맹원들의 따뜻한 배려와 보살핌 속에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리니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의 끊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p> <p>■ '영원히 기억될 하나뿐인 이벤트, 결혼식'</p> <p>
2002년 4월 6일, <데포로쥬> 서버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열렸다. 바로 기란 콜로세움에서 열린 아덴월드 최초의 결혼식이 진행된 것. 신랑, 신부 입장과 주례사, 퇴장까지 약 30분간 실제 결혼식과 유사하게 이루어졌다.</p> <p>이 신선한 결혼식에는 GM을 비롯해 많은 유저들이 멋지게 꾸미기 위해 따로 시간을 투자해 기획을 하고, 연습까지 했다. 이후 이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랑과 신부는 실제로 2002년 4월 21일 대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p> <p>뿐만아니라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해달라는 고객의 요청에 리니지 GM은 직접 결혼식에 참석하고, 함께 자리한 동료 GM은 사회를 보고 축가를 부르기도 했다. 꼭 유저와 회사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가는 게임으로 '리니지' 속 재밌는 사건으로 기록된다.</p> <p>■ '최고령 할머니도 쉽게 즐기는 게임'</p> <p>
리니지의 최고령 유저는 몇 살일까? 무려 70살을 훌쩍 넘긴 여성 유저이다. 제주도에 사는 송계옥씨는 70세(2005년 기준)로 두 아들과 딸을 둔 3남매의 어머니이자, 5명의 손자를 둔 할머니이다.</p> <p>아들은 할아버지와 사별 후 외로운 나날을 지내는 어머니에게 게임을 추천하게 되었다. 마침 PC방 사업을 하는 큰아들의 일거리를 도와주다 초등학생에게 배운 '리니지'로 기사 캐릭터를 플레이하게 되었고, 2005년 6월 10일 65레벨을 달성했다.</p> <p>쉽고 재밌는 게임성에 할머니도 무리없이 플레이 할 수 있는 것. 혈맹원들의 따뜻한 배려와 보살핌으로 큰 어려움 없이 게임을 할 수 있었다. 지금도 손자들을 돌보며 가끔씩 게임을 즐긴다고 전했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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