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커지는 장기 금융상품
저금리·저성장시대 장기화
오래 둘수록 혜택 커지는 호흡 긴 금융상품 찾아야
[ 장창민 기자 ]
저금리·저성장 시대가 길어서 투자자들이 돈 굴릴 만한 마땅한 투자처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런 환경에선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김장처럼 묵힐수록 맛이 나는’ 호흡이 긴 금융상품을 찾아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시기에 접어든 만큼 젊을 때부터 장기 금융상품에 미리 가입해 일찍부터 은퇴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기 예·적금은 재테크 기본
전문가들은 저금리 시대에도 재테크의 기본은 예·적금이라고 입을 모은다. 노후 대비용 종잣돈 마련을 위해서는 저축 기간이 길어질수록 원금과 이자가 커지는 ‘눈덩이(snow ball) 효과’를 누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웅태 우리은행 대치중앙지점 PB팀장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할 때 장기로 복리 상품에 우선 투자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장기 예·적금이 재테크의 기본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복리 효과 때문이다. 복리는 원금뿐 아니라 이자에 이자가 붙는 방식으로 돈을 굴리는 방법이다. 시중은행의 월복리 상품은 통상 1~3년 단위인 예금과 달리 매달 붙은 이자에 다음달 이자율을 곱하는 식으로 계산한다. 일반 정기예금과 비교하면 월복리 상품 쪽이 연간 0.2~0.3%포인트 정도 금리가 높다.
예컨대 1억원을 넣고 연 3.6% 단리만 받는다면 25년간 이자는 총 7614만원이다. 하지만 월복리 0.3%로 25년간 굴리면 이자가 1억2320만원으로 늘어난다. 약 60%를 더 받는 셈이다. 복리의 마술이다.
소득이 적은 투자자의 경우엔 재형저축도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으로 꼽힌다. 재형저축 가입 대상은 전년도 연봉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나 종합소득액이 3500만원 이하인 사람이다. 분기당 300만원 범위에서 1만원 단위로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다. 7년(최장 10년) 이상 가입을 유지하면 이자 배당 등의 금융소득에 붙는 소득세(14%)를 면제한다.
은퇴 후 목돈을 잘 굴리기 위해서는 은행 특판예금을 잘 찾아볼 필요도 있다. 은행마다 비정기적으로 판매하는 고금리 특판예금을 잘 활용하면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서다.
이 밖에 전문가들은 예·적금으로 기본적인 노후 준비를 하려면 주거래은행을 만드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은행들마다 카드 사용액, 공과금 자동이체 실적, 평균 예·적금 잔액 등을 따져 고객 신용등급을 매기기 때문에 한곳에 집중해야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장기 적립식 펀드, 비과세 혜택
전문가들은 10년 이상 기간을 두고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 있다면 연금저축, 적립식 보험 등을 활용해 절세 혜택을 볼 것을 추천하고 있다.
연금저축은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상품으로 매년 400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펀드, 신탁, 보험의 형태로 가입이 가능하다. 연간 1800만원 한도로 납입되고 분기당 한도가 없어졌기 때문에 연말에 400만원을 입금하면 납입금액 100%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적립식 보험은 현재 5년 이상 넣고 납입기간을 포함해 10년간 유지할 경우 비과세로 돈을 받을 수 있다. 적립형 연금보험, 장기납 저축보험, 양로보험 등이 눈여겨볼 만한 장기 상품으로 꼽힌다. 유상훈 신한은행 강남대로PWM센터 팀장은 “보험사가 제시하는 공시이율이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항상 높은 점을 감안하면 장기 적립식 보험 상품으로 수익성과 안전성이 보장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장기 적립식 펀드도 적금을 비과세로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정액 분할 투자기법을 활용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수익률을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게 단점이다.
이 밖에 연말정산을 위해 해 넘기기 전에 가입해야 할 상품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청약저축과 연금저축, 노란우산공제 상품 등이다.
유 팀장은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노후 대비에 있어서는 선진국과 비교해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도 장기 투자상품을 위주로 세제 및 소득공제 혜택을 정책적으로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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