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이게 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라고…
[ 전설리 기자 ]
디지털 카메라가 처음 나왔을 때 화질, 색감은 필름 카메라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는 빠른 속도로 진화, 필름 카메라로부터 왕좌를 빼앗았다. 최근엔 스마트폰 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1000만 화소의 벽을 넘어설 만큼 선명해졌을 뿐 아니라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술(OIS·Optical Image Stabilizer)’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이 있으면 굳이 디지털 카메라까지 살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1000만 화소의 벽을 넘다
최신 스마트폰에는 1000만 화소 이상의 카메라가 들어간다. 화소는 화면을 구성하는 미세한 점을 뜻한다. 화소 수가 많으면 그만큼 사진이 선명하다. 크게 출력해도 화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똑딱이 카메라’로 불리는 소형 디지털 카메라는 1600만 화소 안팎이다. 삼성전자의 카메라 특화 스마트폰인 ‘갤럭시S4 줌’은 1600만 화소, LG전자의 ‘G2’는 13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선명도가 소형 디지털 카메라와 비슷해지자 소형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세계 소형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이 올해 9523만대에서 2017년 6564만대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에 없는 다양한 강점을 갖고 있다. 휴대하기 편리할 뿐 아니라 통신 기능까지 갖췄다. 사진을 찍어 실시간으로 손쉽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릴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SNS 문화의 확산으로 스마트폰 카메라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떨림은 물론 소리까지 잡는다
최신 스마트폰은 다양한 고성능 카메라 기능까지 제공한다. G2는 후면 카메라에 손떨림을 보정하는 OIS 기술을 적용했다. 카메라의 움직임에 따라 렌즈가 끊임없이 움직여 매 순간 초점을 놓치지 않고 피사체를 포착한다. 덕분에 흔들리는 차 안에서나 어두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는 소리까지 담아낸다. ‘사운드 앤드 샷’ 기능이다. 사진 촬영 당시 소리나 음성을 사진과 함께 담아 재생한다. 시각적 이미지에 소리까지 더해 보다 생생한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전·후면 카메라를 동시에 작동시켜 사진을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을 한 프레임 안에 담을 수도 있다. 갤럭시S4의 ‘듀얼 카메라’ ‘듀얼 비디오 콜’, G2의 ‘듀얼 레코딩’ 기능이다. 예컨대 아빠가 일반 카메라를 이용해 가족의 동영상을 찍을 때 촬영자인 아빠는 영상에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기능을 적용하면 아빠의 모습도 함께 촬영할 수 있다.
○파노라마·타이머·연사는 기본
G2는 ‘VR 파노라마(Virtual Reality Panorama)’ 기능도 제공한다. 촬영자를 기준으로 상하좌우에 걸쳐 360도에 가까운 이미지를 자동으로 합성해 실제 현장을 있는 그대로 입체감 있게 재현한다.
타이머 기능은 기본이다. 10초, 5초, 3초 등의 단위로 타이머를 지정하면 따로 촬영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설정한 시간에 따라 자동으로 사진을 찍는다.
단체사진을 찍다 보면 누군가 눈을 감고 있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어 다시 찍고는 한다. 애플 ‘아이폰5s’의 연사 기능을 활용하면 굳이 다시 찍지 않아도 된다. 초당 10장의 사진을 찍어 가장 좋은 사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이폰5s의 ‘슬로모션’ 기능도 재미있다. 카메라 촬영 모드를 슬로모션으로 놓고 초당 120 프레임의 사진을 찍어 보면 일반 사진이나 동영상에서 놓치기 쉬운 표정을 포착할 수 있다.
팬택의 ‘베가 시크릿노트’는 ‘스피드모션’ 기능을 제공한다. 움직이는 물체를 원래의 속도보다 빠르게 녹화하는 기능이다. 느린 속도로 지는 노을을 스피드모션으로 촬영하면 빠른 속도로 재생해 볼 수 있다.
○앨범·뷰티샷 등 편집까지 OK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폰 속에서 사진을 바로 편집해 앨범으로 만들 수도 있다. 갤럭시S4에는 ‘스토리 앨범’ 기능이 있다. 촬영한 사진을 메모, 위치정보, 날씨 등 다양한 내용과 함께 담아 디지털 앨범으로 편집할 수 있다. 이렇게 꾸민 디지털 앨범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실물 앨범으로 받아 보는 것도 가능하다.
애플은 아이폰5s 발매와 동시에 사진편집 프로그램 ‘아이포토’와 영상편집 프로그램 ‘아이무비’를 공짜로 전환했다. 아이포토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해 사진을 올려 놓고 불필요한 부분을 자르고 노출 색상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사진을 다듬은 뒤에는 공유 버튼을 눌러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 올릴 수 있다.
베가 시크릿노트는 ‘뷰티샷’ 기능을 탑재했다. 인물 촬영시 얼굴을 밝게 하고 잡티를 자동으로 보정하는 기능이다. ‘페이스 태깅’ 기능도 있다. 사진 속에 있는 인물의 얼굴에 이름표를 붙이는 기능이다. 연락처에 등록한 친구 이름을 태그해 누군지 쉽게 알아보고 활용할 수 있다. 저장돼 있는 연락처로 바로 사진을 첨부해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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