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자골목선 대중적 아이템이 안전…닭강정 전문점·스몰비어 주목할 만
[ 강창동 기자 ] Q.부산시 동래구 안락동 충렬사 인근에서 맥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환(34)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의 거주지 인근에 있는 먹자골목 상권에서 2년 전에 작은 맥주전문점을 개업한 바 있습니다. 매장을 처음 열었을 때는 대학교 선후배와 인근 지인들의 잦은 방문으로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2년에 들어서면서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되기 시작해 매출이 크게 줄었습니다. 업종 전환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 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지금의 맥주점 매장을 활용할 수 있는 외식업 아이템 가운데 최근 트렌드에 부합하는 아이템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의뢰인의 고민은 거의 모든 외식업 종사자들의 고민과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2년만 봐도 유행 아이템이 크게 변했으니까요. 지난해 창업 시장의 히트작이 닭강정 전문점이었다면 올해의 주인공은 스몰비어 전문점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입니다. 불과 1년 만에 창업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아이템이 닭고기 관련 업종에서 주점 아이템으로 변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창업컨설팅 업계에서는 창업 아이템 유행 주기를 3~4년 정도로 분석합니다. 하지만 최근 창업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이 분석은 조금 수정돼야 할 것 같습니다. 2012년과 2013년만 살펴봐도 1년이란 짧은 시간에 유행 아이템이 바뀌었으니까요.
닭강정 전문점과 스몰비어 전문점은 최근 한국의 경기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창업 아이템입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닭고기를 먹을 수 있는 닭강정 전문점과 저렴한 비용으로 가벼운 술자리를 즐길 수 있는 스몰비어 전문점은 모두 저가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불황이 찾아온 창업 시장에서 항상 유행했던 아이템 전략입니다. 즉, 작년과 올해 모두 저가형 외식업종이 창업 시장을 휩쓸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장기간 경기 침체에 따라 고객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됐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창업자 시각에서 보면 닭강정 전문점과 스몰비어 전문점 모두 1억원 미만의 자금으로 개업할 수 있는 소자본 창업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 실평수 49.5㎡(약 15평) 이하의 소규모 점포에서 운영할 수 있는 아이템이란 것도 동일합니다. 가맹본사의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어 외식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사람도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내년에도 자영업 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쉽사리 빠져나올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저가형 창업 아이템이 인기를 끌 것으로 관측됩니다.
의뢰인의 매장은 도심 상권이 아니기 때문에 유행에 민감한 업종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닭강정이나 생맥주처럼 고객층이 다양하고 대중적 선호도가 높은 아이템을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는 뜻입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업원을 따로 두지 않고 ‘나홀로 창업’이나 부부 창업이 가능한 아이템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작년과 올해 히트작인 닭강정 전문점과 스몰비어 전문점도 주방 인력이 필요치 않은 아이템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이상헌 서경대학교 프랜차이즈학과 교수 www.ica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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