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일부 언론과 출판물이 쏟아내는 혐한(嫌韓) 논조가 점입가경이다. 시사주간지 주간문춘은 ‘박근혜의 아줌마 외교’라는 글에서 박 대통령을 ‘금주의 바보’, ‘악담을 퍼뜨리는 아줌마’로 지칭하고, 심지어 “성인 남자친구가 필요하다”고 조롱해 물의를 일으켰다. 월간지 윌은 ‘어리석은 나라의 어리석은 대통령’이란 글을 게재했다. 출판가에서 인기라는 ‘한국경제가 붕괴할 수밖에 없는 이만큼의 이유’라는 책에는 “한국의 최대 서비스 수출산업은 매춘”, “한국인은 숨을 쉬듯 거짓말을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어이없는 막말이고 막글이다. 사실 왜곡은 물론 표현부터가 그것을 싣고 있는 문자를 부끄럽게 만든다. 하지만 그런 극단적인 표현들이 무엇을 의도하는지는 너무도 뻔하다. 일본 내 혐한 기류를 자극해 이득을 보려는 ‘반한(反韓) 장사치들’인 것이다. 한국에서 발끈하면 발끈할수록 그들은 쾌재를 부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 싸구려 매체들에 대한 청와대의 지난주 반응은 적절했다고 보기 어렵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면서도 “스스로 평생 후회하면서 살아갈 불명예스러운 일”이라고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보도됐다. 물론 어처구니없고 화가 날 일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이런 논평은 청와대의 격에 맞지 않다. 당장 “겨우 주간지 기사에 반응하는 청와대”라는 일본 네티즌의 비아냥이 이어진다. 일본 사회에서도 부끄럽게 여겼을 일을 되레 키워준 꼴이다.
청와대는 심각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확실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꼬일 대로 꼬인 한·일 관계의 돌파구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저급 잡지의 선동적 표현에 일일이 대꾸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할 수 없다. 감정 대 감정으로 부딪치고, 막말과 욕설이 오갈수록 득이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최근 청와대가 너무 경직적이라는 비판도 그래서 나온다. 박창신 신부나 주간문춘 건도 웃고 말 일이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