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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국가가 독점적으로 화폐 만들때 성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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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셤의 법칙


그레셤(사진)의 법칙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내용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법칙이 일반적인 경험법칙이라고 볼 수 없으며 논리적 필연성도 떨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민간의 화폐 주조가 허용돼 서로 경쟁할 때 그레셤의 법칙은 작동되지 않았다. 자신의 상품에 대한 대가로 중량은 같지만 순도가 다른 두 금화 가운데 순도가 낮은 악화를 알고도 받을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에서 순도가 다른 두 금화는 교환 비율이 달라지거나 악화가 거래에서 사라진다. 믿음을 주는 양화일 때 비로소 시장에서 널리 통용될 수 있었다.

민간에 의한 화폐 주조가 금지되고 국가 독점이 되면서 그레셤의 법칙은 현실에서 관찰된다. 왕실의 재정을 늘리기 위해 과거 주화에 비해 순도가 낮아진 새로운 주화가 발행되곤 했는데, 새 주화의 유통을 늘리기 위해 세금을 새 주화로 받고 강제로 종전 주화와 1 대 1로 교환토록 했다. 이렇게 되자 사람들은 순도가 높은 양화를 감추고 새로운 주화, 즉 악화를 사용했다. 정부가 강제력을 동원할 때 비로소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는 현상이 나타났다.

브레턴우즈 협정에서 달러가 과소평가되고 다른 화폐들이 과대평가되는 고정환율이 정해졌다. 이에 따라 가치가 높아진 ‘양화’ 달러가 시중에서 사라지는 달러 부족 사태가 빚어졌다. 이처럼 일종의 그레셤의 법칙이 현실화된 이유도 결국 환율 고정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1971년 달러의 금 태환 중지 이후 시장의 환율시세와 고정된 환율의 괴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밀턴 프리드먼을 위시한 학자들이 변동불환지폐제도를 제안했고, 1973년 이후 이 제도가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다. 이는 화폐와 금 사이의 연계가 끊긴 상태에서 각국 정부가 불환지폐를 법정화폐로 지정해 자국 화폐의 팽창을 자제하도록 하고, 자국 화폐의 환율에 개입하지 않도록 해 환율 고정에 따른 국제수지상의 문제를 피하려는 것이었다. 머리 로스버드는 변동불환지폐제도를 이렇게 평가한다.

“이 제안은 경제적 약점 이외에도 정부에 통화를 조작할 힘을 부여하면서 동시에 이를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정치적 약점을 갖고 있다.” 말하자면 그레셤의 법칙이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이 법칙이 나타나지 않기를 희망한 순진한 제안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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