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진 기자 ] 이동통신사들의 속도 경쟁이 제 3라운드에 돌입했다. 기존 LTE(롱텀에볼루션)보다 2배 빠른 LTE 어드밴스드(LTE-A) 시대가 열린 가운데 또 다시 '3배 빠른' 기술이 가시화 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이통사의 '속도 경쟁'이 단순 '숫자 경쟁'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아직 2배 빠른 LTE 속도를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 없이 혼란만 주고 있다는 얘기다.
28일 SK텔레콤은 경기도 성남시 수내동 분당사옥에서 시연회를 열고 국내 최초로 '3배 빠른' LTE-A 시대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20MHz 대역폭의 1.8GHz 광대역 주파수와 10MHz 대역폭의 800MHz 주파수 대역을 주파수 묶음 기술(CA)을 활용해 묶고, 이론상 최대 속도인 225Mbps를 선보였다.
KT도 마찬가지다. KT는 지난 25일 네트워크 설명회에서 "내년 1분기 안에 최대속도 225Mbps가 가능할 것"이라며 3배 빠른 LTE-A를 언급한 바 있다.
기존 LTE 속도는 75Mbps다. 지난 3분기만 해도 'LTE-A'가 화두가 되며 다운로드 최고속도가 2배(150Mbps)라고 자랑했지만, 망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3배 빠른' LTE-A가 등장했다.
SK텔레콤은 이에 그치지 않고 향후 3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게 되면 최대 300Mbps의 속도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2011년 7월 LTE 서비스가 시작된 후 불과 2년 반 만에 통신사에서 청사진으로 제시한 속도는 4배나 빨라진 셈이다.
그러나 실제 이용자들의 체감 속도는 아직 2배도 느끼기 어렵다. LTE-A의 실제 속도는 일반 LTE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느리다는 측정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유지창 SK텔레콤 네트워크엔지니어링본부장은 이를 의식한 듯 "이통사에서 속도를 높인다고 하는데 고객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좋아졌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면서 "실질적인 환경에 따라 속도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가 앞선 기술을 제시하며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SK텔레콤은 3배 빠른 LTE-A 서비스를 내년 하반기에나 상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광대역 LTE-A를 지원하는 단말기도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KT도 광대역 LTE와 LTE-A가 모두 수용 가능한 전용 칩셋이 출시돼야 225Mbps 속도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실제 225Mbps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하더라도 단말기가 아닌 PC를 통해 시연회를 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통신사 간 속도 경쟁이 단순 보여주기 식이 아닌지 되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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