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미국 증시가 정보기술 대장주인 휴렛패커드(HP)의 깜짝 실적에 힘입어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개장 전 발표된 고용지표가 좋게 나온 것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줬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미국증시의 급등에 대해 "버블(거품)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27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53포인트(0.15%) 오른 1만6097.33으로 거래를 마쳤다. 닷새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종합지수도 27.00포인트(0.67%) 상승한 4044.75로 마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48포인트(0.25%)오른 1807.23으로 거래를 마쳐 사흘 만에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HP의 실적호조가 기술주 강세로 이어져 이날 주가를 끌어올렸다. HP는 전날 장 마감 후 올해 회계연도 4분기(8~10월) 매출이 29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과 비교하면 줄었지만 시장 전망치인 279억 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주당 1.01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3.49 달러 손실에서 크게 나아졌다.
HP의 이같은 실적은 맥 휘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주력하고 있는 기업(엔터프라이즈) 사업부의 매출 호조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서버 판매와 네트워킹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 3% 증가했다.
HP 주가는 전날보다 9.07% 급등했다. 또 다른 기술 대장주인 애플, IBM, 이베이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고용지표를 비롯한 각종 경제지표가 좋게 나온 것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1만 건 감소한 31만6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치고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시간대학은 이달 소비자신뢰지수 최종치가 75.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73.2와 이달 예비치인 72를 모두 웃돌았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미국의 10월 경기선행지수는 전달보다 0.2% 상승한 97.5를 기록했다. 이는 향후 3~6개월 동안의 경기동향을 보여주는 지수로 4개월 연속 상승했다. 10월 내구재주문은 전달보다 2% 하락해 다소 저조했다.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걱정하는 만큼 미국증시에 버블이 형성돼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난 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2.5~3%성장할 것이란 전망은 '너무 낙관적'" 이라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경제 회복을 억누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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