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나 기자 ] 두산건설이 감자와 긴급 자금 수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하한가로 추락했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건설은 전날보다 가격제한폭(14.91%)까지 하락한 1855원로 마감했다. 회사 측이 감자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계획을 밝힌 것이 결정적이었다.
두산건설은 제3자배정 방식의 RCPS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공시했다. RCPS는 상환을 전제로 한 우선주다. 주가가 오를 경우 투자자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어 증자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번 자금 조달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갚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이 구체적인 RCPC 발행 조건을 밝히지 않았지만 유상증자를 실시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던 터라 투자심리는 급속하게 위축됐다.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 희석 우려와 함께 회사 자금난이 부각된 모습이다. 두산건설은 지난 4월에 기존 주식수의 96%가 넘는 신주를 발행하고 3900억원을 조달했다.
앞서 전날 장후에 두산건설은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방식의 감자 계획도 밝혔다. 전문가들은 증자 실시를 위해 감자 수순을 밟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액면병합을 할 경우 주식수를 줄여 인위적으로 기준주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가(1855원) 수준을 감안하면 RCPS 발행시 주당 발행가는 액면가(5000원) 이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감자로 재무구조 개선의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감자로 줄어드는 자본금(2조4833억원)으로 결손금(3479억원) 해소에 활용할 수 있어서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 병합으로 주식 수는 10분의 1로 줄어들지만 회사의 자본총계와 액면가에는 변화가 없다"며 "회사의 기초 여건(펀더멘털)과 주주 가치에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증권사 건설업종 애널리스트는 "현재 감자차익으로 재무상태를 개선시킬 만큼 재무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시장에 확인시킨 꼴이 됐다"며 "당분가 투자심리가 살아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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