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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메이커 MD의 세계②]'레몬디톡스'에서 '군대리아'까지…김성현 티몬 식품MD의 흥행 공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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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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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렌드메이커 MD의 세계②]'레몬디톡스'에서 '군대리아'까지…김성현 티몬 식품MD의 흥행 공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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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불황에다 '규제 허들'까지 높아지면서 유통업계는 날마다 울상입니다. 1인가구가 급증하는 '솔로이코노미 시대'가 도래했고 합리적인 소비로 자체 브랜드(PL·PB) 개발도 봇물을 이룹니다. 진열대와 TV, 온라인·모바일 구분없이 오늘날 판매경쟁은 손바닥 위에서도 치열합니다. '21세기 베니스의 상인'으로 불리는 MD(merchandiser)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꾸준한 영업력이 곧바로 유통채널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불멸의 '맨파워'로 쓰러져가는 유통기업까지 일으켜 세운 MD의 밤낮 없는 활약상을 생생히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편집자 주>

      [ 노정동 기자 ] 꿈은 물론 인생의 방향도 없이 살았다. 하지만 대학 졸업 무렵 받디딘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 아르바이트가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놨다는 김성현 티켓몬스터 식품담당 MD(25·사진).

      평소에도 먹을 것, 입을 것과 젊은 여성들이 주로 찾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밥 먹듯' 들어가며 소비트렌드를 파악한다는 그는 비록 남자지만 회사 안에서도 여성의 소비심리를 가장 잘 꿰뚫어 보는 MD로 통한다.


      수면 아래 놓여있던 '레몬디톡스'를 끄집어내고 다 쓰러져 가던 식품업체를 기획 하나로 살려내 백화점에까지 입점시킨 그는 요즘 '군대리아'까지 소싱하며 업계 내에서도 가장 트렌디한 식품 MD로 유명해졌다.

      "돈을 가장 잘 버는 MD가 이상적인 MD"라고 믿고 있는 그는 감각에 의존하기보다는 발로 뛰었을 때 고객들이 인정해주고 흥행으로 이어진다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MD로서 살아온 자신의 인생에 대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대답한 김성현 MD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서울 역삼동 티켓몬스터 본사에서 들어봤다.

      ◆ "협력사 문을 마르고 닳토록"…알바생에서 1등 MD로



      대학에서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한 김 MD는 전공서적은 물론 학과 공부에 아무런 흥미를 갖지 못하던 '아웃사이더'였다. 대부분의 시간을 유일한 관심사였던 '패션'에 쏟아 부은 그는 '옷 장사나 하면 성공'이라고 생각한 꿈 없던 대학생이었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 옷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당시 막 창업했던 한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작성된 계약서를 협력사에 소포로 부치고, 제품 사진촬영에 쓰는 소품을 준비하는 등 단순한 업무가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일하기를 한 달. 1년 단위가 아닌 매달 급성장하던 이 업체는 단순 파트타이머였던 그에게 정식으로 일 해볼 것을 권유했다. 물건을 보는 빼어난 '감각'과 성실성이 담당 부서장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곳이 당시 막 창업한 티몬이었어요. '최저가' '같이 사면 싸진다' 등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소셜'이라는 개념을 통해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해가던 때였죠. 자연스럽게 인력이 많이 필요했고 평소에 저를 눈여겨 보던 부서장님이 MD로 일해볼 생각이 없느냐며 입사를 권했습니다."


      티몬은 알바생에서 MD로 거듭난 그를 식품팀에 배치했다.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빨리 배송 상품 전략을 들고나온 업체가 티몬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식품만큼은 신선도 유지나 물류의 어려움 때문에 마지막 남은 개척지로 꼽히던 분야였다.

      "창업 초기엔 협력사들이 인터넷 전자상거래 채널에 대한 불신이 강했어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소위 전통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유통사들 만큼 신뢰도가 없었기 때문에 제품을 소싱하는 것도 어려웠고요. 협력사들의 현관문을 마르고 닳토록 드나들면서 설득하고 설명하는 길 밖에 없었죠."



      식품은 전자상거래 업체가 유통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는 대내외적인 걱정을 뒤로하고 그는 이 카테고리를 회사 내에서 1등 매출 분야로 바꿔놨다. 이를 통해 지난해 회사 전체 MD 중 가장 실적이 높은 직원에게 주는 'MD왕'을 차지해 해외연수 기회도 받았다.

      ◆ 레몬디톡스·군대리아·무꼬뭐꼬 떡볶이…"흥행공식 있다"

      '무꼬뭐꼬 떡볶이'는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협력사와 유통사의 모범적인 동반성장의 사례로 꼽힌다. 특히 직원 2명에 문을 닫기 직전이었던 한 식품업체를 매출이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거듭나게한 건 김 MD의 번뜩이는 기획력에서 비롯됐다.

      "진짜 '끌리는 물건'은 발로 뛸 때 나와요. 무꼬뭐꼬 떡볶이가 좋은 사례입니다. 한 소형 식품업체에서 레시피(조리법)를 갖고 있었는데 이 회사가 다른 유통업체들에 상품기획을 의뢰했지만 번번히 퇴짜를 맞았던 거예요. 전 옳다구나 했죠. 제가 보기엔 출시만 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맛이었거든요."

      훌륭한 제품은 고객들이 먼저 알아봤다. 출시와 동시에 식품카테고리 전체 매출 1위는 물론 출시 후 지금까지 18만개 이상 판매됐다.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조리식품이 이 정도 규모의 '딜'을 기록한 건 유례가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무꼬뭐꼬 떡볶이의 인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도 화제로 떠오르면서 '인기 검색어'에 오르기를 수차례 거듭하다 최근 모 백화점에 입점됐다.

      "퇴짜만 맞던 레시피를 알아본 게 운이 좋았죠. 여기에 이 제품을 부각시킬 기획이 필요했어요. 소셜커머스의 주 고객층은 20~30대 여성이에요. 재밌는 콘텐츠와 사소한 디테일 하나로 물건을 결제하기도 안하기도 하는 나이 때입니다. 어릴 때 먹던 국물 푸짐한 떡볶이 맛과 비슷해 콘셉을 '추억'으로 잡고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코믹함'을 살린 게 적중했어요."

      그가 생명력을 잃어가던 제품에 '산소 호흡기'를 댄 건 이뿐만이 아니다. 올 초 가수 이효리는 자신의 SNS에 "레몬디톡스를 한다"고 전해 많은 여성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별 관심을 받지 못하던 레몬다이어트 제품은 이미 지난해 김 MD를 통해 소셜커머스에 소개되고 있었다.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주로 하던 다이어트법이 레몬디톡스에요. 여성들의 최고 관심사가 다이어트이기도 하고 흥행 요소도 뚜렷해서 레몬디톡스 제품을 재빨리 찾아냈어요. 론칭 초기에는 뚜렷하게 관심을 받지 못하다 국내 유명 연예인들이 하나둘씩 소개하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군대리아'도 김 MD의 작품이다. 올 여름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 소개된 군대리아는 이미 군대를 경험한 남성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소재였다. 프로그램의 인기를 지켜본 그는 식품업체를 수소문해 군대리아를 업계에서 가장 먼저 상품화했다.

      "20~30대 여성이 주를 이루는 소셜커머스 고객 층을 30~50대 남성까지 폭 넓게 늘릴 수 있도록 도와준 제품이 군대리아에요. 단순히 물건을 하나 사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소셜커머스라는 채널도 존재하는구나를 알게 만들어준 것이죠."

      ◆ "MD의 세계, 10번 중 2번 성공하기도 어려운 곳"


      손 대는 것마다 회사 내 간판 제품으로 올려 놓으며 업계 내 관심을 받고 있는 김 MD지만 실패의 경험도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다른 유통채널과 달리 트렌드에 민감하고 '감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셜커머스의 특징 때문에 신경써야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

      "매일 새로운 제품을 고객들에게 선보여야 하는 MD의 숙명은 무관심과 매출 저조라는 좌절을 맞닥뜨리게해요. 실패의 연속이죠. 야구선수들도 10타석 중 3번만 안타를 쳐도 '3할 타자'라며 치켜세워주잖아요. 그만큼 안타를 때려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죠. MD도 마찬가지에요. 10개를 내놔야 소비자들에게 관심받는 건 2개 정도입니다."

      '최저가'를 외치며 주목받던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그는 싸지 않은 제품을 론칭했다가 소비자들로부터 잇따라 질책을 받은 경험이 뼈아프다고 했다.

      "실수라면 실수죠. 업계의 특성도 있고 소비자들의 니즈도 반영했어야 하는데 그걸 놓쳤다고 생각합니다. 올드 채널들과 달리 고객들의 피드백 속도와 반응이 굉장히 빨라요. MD로서 성장할 수 있는 큰 기회들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경험들 때문에 그는 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MD라고 전했다. 그 자신도 MD를 '매출을 올리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회사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플랫폼이 커지면 점차 소싱을 주로 하던 MD의 역할보단 주어진 제품 중에서 골라야 하는 '관리형 MD'로 바뀌는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어요. MD는 돈을 벌어다주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거예요. 수익에 대한 욕심이 없으면 MD로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MD로서의 삶은 100점 만점에 100점"

      매출에 항상 쫓겨야 하는 MD로서 사는 김 씨는 그의 삶을 어떻게 평가할까. 예상 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는 것.

      "주관적인 만족도로 치면 100점을 줄 수 있어요. 꿈 없이 살다가 MD로 사는 게 재밌고 즐거워요. 세상에 '짠'하고 내놓을 상품을 찾아내기 위해선 발바닥이 닳토록 뛰어다니고 고객들의 반응도 신경써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배우고 성장해나간다는 느낌이 뿌듯합니다."

      그는 그래서 여전히 꿈이 없다. MD로서 지금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제 고향인 대전에 가서 친구들과 얘기하다보면 MD가 무엇을 하는 일인지 물어볼 때가 있어요. 아직까지는 상품을 기획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죠. 회사에 돈을 벌어다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데도 말이죠(웃음)."

      글=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 사진= 한경닷컴 변성현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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