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별 총괄사장제 도입
다음달 정기임원인사땐 鄭의원 장남 기선 씨 승진할 듯
[ 서욱진 기자 ]

현대중공업이 2년 만에 회장제를 다시 도입하고, 총괄사장제도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최측근인 이재성 사장이 회장을 맡았다. 다음달 임원 인사에서 정 의원의 장남인 정기선 부장의 임원 승진도 유력해 후계 구도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1일 이재성 대표이사 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4명의 현대중공업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김외현 조선·해양부문 사장을 조선·해양·플랜트사업 총괄사장으로, 김정래 현대종합상사 사장을 엔진·전기전자·건설장비·그린에너지 사업 총괄사장으로 각각 임명했다. 이건종 그룹 법무감사실장(부사장)은 그룹 준법경영 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원전 납품비리 등이 터지자 윤리경영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재성 사장, 회장 승진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사에서 민계식 전 회장이 2011년 12월 물러난 뒤 공석으로 남아있던 회장직을 다시 도입했다. 연구개발에 주력하던 민 회장과 달리 이재성 신임 회장은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실질적인’ 회장 역할을 하게 된다.
이 회장은 정몽준 의원의 최측근 인사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과 사돈이 됐다. 정 의원은 정주영 회장의 6남으로 정몽원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이 회장은 또 정 의원과 중앙고 및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기도 하다.
1952년 서울 태생으로 KAIST 산업공학 석사,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5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현대선물 대표이사, 현대중공업의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2009년 12월부터 사장으로 재직해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경기 침체를 원가 절감과 저가수주 지양으로 잘 이겨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달 임원 인사…정기선 부장 임원 될 듯
이번 인사는 모기업인 현대중공업 사장단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다음달 임원 인사에서는 현대중공업은 물론 계열사 임원(사장 포함)까지 인사를 내게 된다. 계열사 사장단에는 현재 하경진 현대삼호중공업 사장과 최원길 현대미포조선 사장,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이 있다. 김정래 사장이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현대종합상사 사장은 현재 공석이다.
또 정 의원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이 임원(상무보)이 될지 여부도 관심이다. 정 부장은 2009년 초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해 같은 해 7월까지 일하다가 퇴직했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6월 재입사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승진이 확실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정 부장이 임원이 되면 ‘오너 경영’ 등 후계 구도 작업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중공업은 재계 순위 7위의 그룹이지만 계열사의 자율 경영을 존중하고 있다. 사장단 인사 외에는 계열사 경영에 크게 간섭하지 않고 있다. 소유와 경영 분리 방침에 따라 정 의원이 1988년 4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들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계열사 사장단의 유임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기선 부장의 승진 여부 역시 아직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박람회장 발칵' 주식 자동매매 프로그램 등장
▶ 별장으로 쓰면서 은행이자 3배 수익 받는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