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유산부터 결혼상품까지
금융사, 전담조직 잇단 신설
동성애 친화 기업 펀드도 등장
[ 노경목 기자 ] 레즈비언과 게이(동성애자), 바이섹슈얼(양성애자), 트랜스섹슈얼(성전환자)의 앞글자를 딴 ‘LGBT’ 시장이 기업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국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전 세계 LGBT 인구의 연간 구매력이 3조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등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 6월 미국 연방 대법원의 ‘동성 부부 차별’ 위헌 결정으로 주요 글로벌 금융사들은 LGBT를 전담하는 프라이빗뱅킹(PB) 조직을 신설하고 있다. 웰스파고와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간 등이 대표적이다.
카일 영 웰스파고 LGBT사업부 파트너는 “대법원의 동성 부부 차별 금지로 세금에서 보험까지 LGBT 커플은 많게는 수만달러를 아낄 수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모두 잠재적인 고객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결혼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동성 부부가 PB 서비스를 통해 각자에게 부과된 세금을 환급받는 것은 물론 부동산 구입 등에서도 공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LGBT 고객에게 특화된 금융상품도 나왔다. 지난달 크레디트스위스는 인권단체들로부터 ‘동성애 친화적’이라고 평가받은 26개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를 내놨다.
동성 결혼 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내에서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동성 커플은 80만명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이 향후 3년간 결혼식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는 동성 결혼 관련 업체들이 앞으로 90억달러(약 10조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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