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사진)이 '자사주 쇼핑'에 푹 빠졌다. 임 명예회장은 최근 두 달간 십여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그가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2005년 11월 이후 8년 만이다.
2005년 8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후 같은 해 11월 단 한 차례만 자사주를 산 것으로 미뤄볼 때 이번 자사주 쇼핑은 이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임 명예회장은 올 9월6일부터 이달 8일까지 16차례에 걸쳐 대상홀딩스 주식 16만66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매수금액은 11억9623만 원. 이번 주식 매수로 임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2.89%에서 3.32%로 높아졌다.
임 명예회장은 대상홀딩스 주가가 하락하자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3대주주로서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의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대상홀딩스 주가는 최근 두 달간 2% 떨어졌다. 올 들어 오름세를 타던 주가는 하반기부터 부진한 흐름이다. 올 4월17일 장중 9900원까지 올랐지만 10월17일 6910원까지 추락했다.
대상홀딩스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최대 계열사인 대상의 실적 부진 탓이다. 소비 위축으로 가공식품 매출이 뒷걸음질치면서 지난 2분기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3분기에 추석 반품 물량이 반영돼 3분기 실적도 긍정적이지 않다.
하지만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상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가공식품 판매가 회복되고, 주원료인 옥수수 투입단가 하락분이 4분기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상 주가는 지난 4~5월 고점을 찍었다가 실적 모멘텀이 약해지면서 하락했다" 며 "4분기부터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명예회장도 향후 실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상홀딩스의 주가가 조정된 것으로 미뤄볼 때 이번 주식 매입은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며 "명예회장의 주식 매입으로 주가 부양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명예회장은 연예기획사에 40억 원을 투자해 투자조합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는 개인회사인 유티씨앤컴퍼니를 통해 지난 달 31일 발행된 SM컬처앤콘텐츠(SM C&C)의 전환사채(CB)를 사들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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