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주식형펀드
올 수익률 美 26%·유럽 17%…日, 2014년 소비세 인상 등 변수
2013년는 해외 주식형펀드에 눈에 띄는 큰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는 높은 경제 성장률을 바탕으로 중국과 아세안, 브릭스(BRICs) 등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해외 펀드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일본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32.84%로 높았다. 북미 주식과 유럽 주식도 각각 26.43%, 17.27% 상승했다. 하지만 이머징마켓 펀드 중 중국 주식은 1.76% 상승했으며 러시아 주식도 4.84% 오르는 데 그쳤다. 인도와 브라질 주식 펀드는 오히려 7.52%와 13.10% 하락하면서 선진국 시장과 대조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선진국 시장 수익률 높아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는데, 그 배경에는 각각 다른 요인들이 있다.
미국의 경우 2008년 11월부터 시작된 양적완화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현재 매월 850억달러어치 주택저당증권과 국채를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정책 효과에 힘입어 주택시장은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10월 10%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올 9월 7.2%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셰일가스 혁명에 따른 에너지 가격 하락, 오바마 행정부의 제조업 재유치 전략 등이 효과를 더하면서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유럽 시장의 호전은 경기 회복 기대감에 힘입은 바가 크다. 소위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 중 하나인 스페인의 경제는 지난 3분기에 전분기 대비 0.1% 성장했다. 2011년 2분기부터 이어진 9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탈피한 것이다. 유로존 총생산(GDP)도 6분기 만에 플러스 증가로 돌아서는 등 경제지표들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는 미국 시장의 가파른 상승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유럽 시장을 주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본 주식시장은 2012년 12월에 아베 총리 취임 후 괄목할 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2~3%의 인플레이션 목표, 무제한의 금융완화,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통해 일본 경제를 장기 침체에서 탈피시키겠다는 경제 정책, 즉 ‘아베노믹스’로 경제를 인위적으로 부양하고 있다. 특히 통화 완화 정책에 따른 일본 엔화 약세는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회복시키고 기업 실적을 개선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시장이 상승하는 토대가 됐다.
○자금 유치 1위는 KB스타재팬인덱스
올해 선진국 주식시장이 양호한 성과를 달성하면서 선진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순조롭다. 유형별로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유럽 주식이 1104억원 증가했으며 일본 주식이 930억원, 미국 주식이 855억원 증가했다. 국내 주식 및 이머징 시장 펀드가 전반적으로 마이너스 자금 흐름을 보인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국내에 설정된 공모 펀드 중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KB스타재팬인덱스(주식-파생형)펀드로 689억4000만원이 유입됐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 38.17% 수익률로 양호한 성과를 달성했다. 신한BNPPTops일본대표기업자1(H)[주식], 한화재팬코아1[주식], 신한BNPP탑스일본자1(H)[주식-재간접형], 우리일본인덱스자1[주식-재간접형] 등 상위권에 랭크된 일본 주식 펀드들의 수익률은 모두 30%를 웃돌았다.
유럽 펀드 중에선 332억9000만원이 유입된 KB스타유로인덱스(주식-파생형)가 수익률도 21.25%로 가장 높았다. 이 밖에 슈로더유로자A(주식)에 289억원, 피델리티유럽자(주식-재간접형)에 224억원이 몰렸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23.92%, 16.6%다.
미국 펀드 중에서는 피델리티미국자(주식-재간접형) 펀드로 417억7000만원이 유입됐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 28.95%의 성과를 달성했다. 이 밖에 KB스타미국S&P500인덱스자[주식-파생형]와 하나UBS미국포커스자[주식-재간접형]가 각각 연초 이후 30.58%, 26.89%의 성과를 냈다. 자금 유입은 KB스타미국S&P500인덱스자[주식-파생형]가 250억원, 하나UBS미국포커스자[주식-재간접형]는 323억원으로 집계됐다.
선진국 시장은 최근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부 폐쇄) 여파와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 등 부정적 요인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 경제는 고용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소비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특히 최근 2년간의 부진을 딛고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유럽 시장도 투자자들에겐 우호적일 수 있다.
2014년에도 선진국 시장의 상승 추세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 시장의 경우는 엔화 약세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 추세가 얼마나 계속될 수 있을지, 또 내년 4월 도입 예정인 소비세 인상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을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황진수 <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부 팀장 jinsoo.hwang@hanaf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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