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는 12일 이석채 KT 회장의 사표를 수리함에 따라 표현명 T&C(텔레콤&컨버전스) 부문 사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앞세우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표 사장이 KT 회장 직무대행에 선임된 것은 KT에 오랫동안 근무해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고, 현재 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유·무선과 컨버전스 부문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표 사장은 고려대 전자공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연구원을 거쳐 1984년 KT의 전신인 한국통신에 입사해 근 30년간 재직했다.
1990년대 중반 KT 무선사업추진단에 재직하면서 개인휴대통신(PCS) 서비스 도입과 조기 상용화를 이끌어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의 질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 공로로 1997년 정보통신부 장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99년에는 KT의 이동통신 자회사인 한국통신프리텔(KTF)에서 전략기획 총괄 임원과 마케팅부문장을 지냈으며 2006년 KT로 돌아와 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며 국내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보급에 앞장섰다.
이석채 회장이 KT 사장으로 부임한 2009년에는 KT의 전략을 총괄하는 코퍼레이트 센터장(부사장)을 맡아 KT와 KTF의 통합을 주도했다.
KT가 국내에 처음으로 아이폰을 도입하는 데도 표 사장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 사장은 지난해에도 LG전자가 만든 안드로이드 레퍼런스(기준) 스마트폰 넥서스4를 국내에서 시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구글에 요청하는 등 혁신적인 신제품 도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2010년부터 KT의 이동통신사업을 총괄하는 개인고객부문장(사장)으로 일할 당시 870만명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일어났고, 표 사장이 T&C 부문 사장을 맡은 2012년 하반기 이후 KT의 실적이 점차 악화되기도 했다.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임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대표이사 회장 직무대행을 앞세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편, KT는 다음 주 초 이사회를 열고 정관에 따라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새 회장은 이르면 연내에 선임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지연될 경우 길면 수개월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회장 직무대행 기간은 다소 유동적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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