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일 기자 ] “한강이 보이는 고층은 역대 최고 분양가로 내놓을 생각입니다.”
재건축 아파트인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일반분양을 앞두고 한형기 신반포1차 조합장은 예상 분양가인 3.3㎡당 4000만원은 무리가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아크로리버파크는 3.3㎡당 평균 4000만원 내외에 거래되는 인근 새 아파트보다 모든 면에서 수준 높게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래미안퍼스티지’(2178가구)나 ‘반포자이’(2991)에 비해 가구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주민공동시설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비해 법정기준(연면적 2000㎡)의 3배가 넘는 규모의 시설을 건립한다. 대규모 공동시설이 지어져 관리비가 많아질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소형 열병합발전시설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재건축 사업이 이뤄지기까지 신반포1차 아파트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2011년 조합장에 당선되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 계획에 맞춰 단지 계획을 50층 고층으로 변경했어요. 그런데 바뀐 박원순 시장이 한강변 관리계획을 다시 세운다며 인허가를 보류했죠. 덕수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삭발까지 했지만 결국 계획을 또다시 바꿨어요.”
그는 인허가가 보류되는 동안 주민들을 먼저 이주시키는 ‘벼랑끝 전술’을 택했다. “가구당 4억원 이상의 이주비를 대출받았기 때문에 사업이 한 달 지연될 때마다 이자로 30억원이 날아가는 셈이에요. 말도 못할 스트레스를 받았고 새벽 다섯시부터 나와서 일을 했어요.”
조합장에 당선된 지 2년여 만에 장기 표류하던 사업을 성사시킨 덕에 한 조합장은 반포·잠원동 일대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옆 단지 주민으로부터 이사와서 사업을 맡아달라는 얘기도 들었을 정도”라며 웃었다. 그는 “외환위기 직후 종잣돈 3000만원으로 잠원동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한 덕에 월급쟁이가 강남에 집을 살 수 있었다”며 “재건축은 시간이 돈이라는 것을 몸으로 배웠기 때문에 시간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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