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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실버상품] 예·적금, 연금…세가지 연금, 통장 하나로…우대 금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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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간병 보험, 110세까지 횟수 제한없이 암 진단금 보장


[ 김일규 기자 ]
은행 등 금융권에선 그간 장·노년층은 중요한 고객군이 아니었다. 나이가 들수록 경제력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저축 유인도 다른 세대보다 적다. 장·노년층은 거래하던 은행을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고령화가 급속하게 이뤄지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평균 수명과 함께 예전보다 정년이 늘면서 장·노년층의 경제력을 무시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이들의 저축 여력이 커지면서,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금융회사들의 마케팅도 활발해지고 있다.

○퇴직금·연금을 잡아라

은행권은 실버 고객들이 받는 퇴직금이나 연금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민은행 ‘KB골든라이프예금’은 은퇴 후 국민연금이나 연금저축 등이 지급되기 전까지의 기간을 대비할 수 있는 ‘가교형’ 상품이다. 퇴직금 등의 목돈을 예치하고 이를 매달 원리금 형태로 나눠 받도록 설계됐다. 기본 적용이율은 ‘거치기간’과 ‘원금과 이자 지급기간’이 별도로 정해진다. ‘거치기간’의 기본이율은 연 2.6%로 매년 재산정된다. ‘원금과 이자 지급기간’의 기본이율은 연 2.3%며, 이 기간의 시작일에 고시된 금리로 적용된다.

신한은행의 ‘평생플러스통장’은 국민·공무원·사학·군인·보훈연금 등 공적연금은 물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까지 3층 구조의 연금을 하나의 통장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일 큰 장점이다. 이 통장으로 연금을 수령하면 최고 연 2.5%의 금리 우대를 받을 수 있다. 보이스피싱으로 인해 수령한 연금을 사기당하더라도 3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단체상해보험도 무료로 가입해 준다.

○잠재 실버 고객 유치 경쟁도

아직 은퇴를 하지는 않았지만 노후를 준비하려는 고객들을 위한 상품도 다양하다. 우리은행은 은퇴 준비 중인 사람을 대상으로 노후 설계에 필요한 금융 포트폴리오인 ‘청춘 100세 금융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이 패키지는 연금소득의 기본계좌로 활용하고 금리 및 수수료 우대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우리연금통장과 은퇴 자금 준비단계에서 세제 혜택 및 부가서비스를 받기 위해 가입할 만한 적금, 퇴직연금, 연금보험 등으로 구성됐다.

농협은행이 지난 9월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선보인 ‘내생애 아름다운 정기예·적금’은 출시 한 달여 만에 가입액 1조원을 돌파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상품은 만 45세 이상이면 누구나 0.1%포인트의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조부모와 손주가 동시에 가입하면 추가로 0.2%포인트를 더 얹어준다. 또 교통사고 등 재해에 따른 사망 시 장례비 등을 지원해 주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은퇴설계 전문가로부터 자산관리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부자 노인’ 마케팅 활발

재산이 많은 장·노년층도 중요한 고객군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이들을 잡기 위한 서비스 경쟁이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부자 노인들의 여가 시간 만족을 위해 하나은행은 최근 요리 강좌를 열었다. 압구정PB센터에 요리 전문가를 초빙해 직접 시범을 보이고, 함께 요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센터에는 최고급 주방을 갖췄다. 하나은행 서울 을지로본점 PB센터는 엘리베이터 운행 속도를 늦추는 세심한 배려까지 하고 있다. 노인 고객들이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자녀 결혼에도 직접 나선다. 신한은행은 결혼정보회사에서 전문가를 영입해 고객 자녀들 간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 결혼까지 성공한 경우만 수십여 건에 이른다. 어린 자녀나 손주들의 해외 연수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이들에게 금융교육도 실시한다. 나이가 많은 고객들의 건강도 챙긴다. 주요 은행 PB센터는 정기적인 건강 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환은행 PB들은 최근 단체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기도 했다.

○건강 걱정에 ‘간병보험’ 수요 급증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보험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보험사들은 노년층을 위한 간병보험과 질병보험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영업 경쟁에 나서고 있다.

간병보험은 치매 등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 간병자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에서 모두 판매 중이다. 현대해상의 ‘100세 시대 간병보험’은 장기 요양등급 1급 판정을 받으면 1억원, 2급 7000만원, 3급 2000만원까지 간병비를 지급한다. LIG손해보험의 ‘LIG 110 LTC간병보험’은 보험업계 최초로 만 110세까지 간병비와 간병연금을 보장해 주는 상품이다. 동부화재가 출시한 ‘내 생애 첫 건강보험’은 월평균 5만원대의 보험료로 실손의료비 상해 질병 등 다양한 위험을 보장한다. 만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NH농협생명의 ‘평생 행복 건강보험’은 치료비 부담이 큰 고액질병과 사망 보장을 하나로 묶은 상품이다. 사망보험금의 최대 100%를 미리 지급해 고액 질병이 발생했을 때 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암’ 보험도 활발

암 환자 급증으로 손해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보험사들이 한때 암보험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위험관리 능력이 향상되면서 앞다퉈 암보험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화생명의 ‘더 행복한 명품 암 보험’은 암 진단자금은 물론 사망보장까지 평생토록 보장하는 단독 암보험 상품이다. 진단을 받으면 보장기간에 제한 없이 평생을 보장해 준다. 사망 원인에 관계없이 보험금을 지급하는 점이 특징이다. 다른 암 보험에서는 발병률이 높아 보장에서 제외되고 있는 유방·전립선·대장암도 보장받을 수 있다.

흥국생명이 판매 중인 ‘실버 라이프 암 보험’은 고령자 전용 암 보험이다. 가입대상이 만 61~75세로 보통 60세까지인 다른 암 보험보다 넓다.

현대해상의 ‘계속 받는 암 보험’은 보험업계 최초로 횟수를 제한하지 않고 암 진단을 받을 때마다 보험금을 준다. 암 진단을 받으면 최대 2000만원의 보험금을 주고 상해나 질병으로 80% 이상 후유 장해가 발생하면 만기 때까지 보장 보험료 납입이 면제된다.

○신용·체크카드도 실버 상품 잇따라

카드업계도 최근 실버 세대를 위한 여러 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국민연금증 카드다. 이 카드는 국민연금 수급자임을 확인하는 신분증 기능과 함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갖췄다. 신한카드, NH농협카드, 우리카드 등이 발급 중이다.

신한카드는 철도요금 30~50% 할인(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65세 이상), 종합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버스 무료 이용 서비스는 우리카드만 제공하는 서비스다.

시니어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체크카드도 있다. NH농협카드의 ‘행복건강 체크카드’는 전국 모든 병원과 약국 및 의료기관에서 이용 건당 1000원씩(건당 이용금액이 1만원 미만일 경우 500원), 월 최대 1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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