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600만 명 시대를 맞았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뿐 아니라 2030 젊은층도 창업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취업난을 겪는 2030 세대들이 구직 대신 창업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성공한 2030 프랜차이즈 대표들로부터 창업 노하우를 들어봤다.
평범한 여대생에서 차(茶) 전문 프랜차이즈 대표로 변신
'공차(gong cha)' 국내 들여와…1년 반만에 매장수 130개
"대학을 졸업하고 남편과 함께 싱가포르로 가게 됐어요. 공차 브랜드는 이미 대만, 홍콩, 중국 등 전 세계 곳곳에 퍼져 있었고 저도 싱가포르에 가서 처음 맛보게 됐던 거죠. 처음엔 고객들이 직접 자신이 마실 차의 당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고 신선하다고 생각했지만 이걸 내가 직접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남녀노소 불문하고 차를 마시기 위해 공차 매장에 줄을 서 있는 모습이 김 대표에겐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그동안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차와 커피를 소비해 온 국내의 소비문화에 익숙해져 온 터였다. 김 대표는 국내에 공차가 아직 상륙하기 전이라는 소식을 듣고 생각을 바꿨다. 국내에도 차 문화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리고는 대만에 있는 공차 본사를 직접 찾아갔다.
"대만에 있는 공차 본사의 회장이 차(茶) 장인입니다. 대기업을 다 물리치고 제가 공차 국내 판권을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수익성에 굴복하지 않고 까다로운 레시피를 끝까지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봐줬기 때문이에요. 프랜차이즈 시스템 상 가맹점이 늘어나다 보면 수익성에 따라 레시피가 쉽게 변질될 수 있거든요. 대만 본사에선 그 점을 우려했던 것 같아요."
대만 본사와 1년여간 긴 준비 끝에 2012년 4월 김 대표는 홍익대학교 인근에 공차 1호점을 오픈했다. 특별히 큰 돈을 써서 홍보를 한 것도 아니었지만 고객들이 줄을 이었다. 커피가 아닌 또 다른 마실 거리에 대한 수요를 김 대표가 확인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2호, 3호 매장을 순조롭게 오픈시킬 수 있었다.
"공차의 경쟁력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대만에서 직수입하고 있는 차 잎입니다. 중국 황실에 공납했을 정도로 품질 하나만큼은 자신하고 있어요. 국내 소비자들이 점차 이 맛에 익숙해진다면 매출은 더 늘어날 것이고요. 두 번째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요. 소비자 스스로 당도 조절이 가능하게 만든 시스템으로 개인의 입맛에 최대한 최적화시킨 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창업 1년 6개월 만에 직영점 30개, 가맹점 100개 등 순조롭게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지만 초반에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매일 밤 눈물을 흘렸다는 게 김 대표의 고백이다.
"평범한 대학생활을 보내고 우연치 않은 기회에 공차를 국내에 들여온 거죠. 전 재산을 쏟아부을 정도로 제 생애 처음으로 간절했던 일이기도 하고요. 매일 매장에 나가 점주들이 레시피를 잘 지키고 있는지 고객들의 반응은 어떤지 일일이 체크하면서 죽을힘을 다해 일한 것 같아요."
김 대표의 꿈은 하나다. 공차가 차 전문 브랜드로 알려지길 바란다는 것. 그는 소비자들이 공차 매장에서 차를 들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매장을 확보해 나가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평범한 여대생에서 프랜차이즈 대표로 변신한 그는 2030 예비 창업인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악착같이 하라"고 조언했다.
"정말 열심히 하라고 강조하고 싶어요. 열정을 갖고 악착같이 해야 소비자들도 알아주기 때문입니다. 저도 지금까지 매일 사무실 대신 현장으로 뛰어가서 점주들과 얘기하고 소비자 반응도 체크하는 등 창업했을 때의 초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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