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집 이후 '그레이트 웨이브' 미니앨범 완결편 낸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
발라드 벗어나 다양한 장르 시도
첫 물량 2만장 5일만에 모두 팔려
내달 9일 올림픽공원서 '신승훈 쇼'
“지난 6년간 냈던 세 장의 미니 앨범은 11집을 내기 위한 일종의 실험작이었어요. 결과물만 본다면 ‘다 신승훈 음악’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결과물보다는 음반 작업 과정이 중요해요. 이번 음반은 지난 23년을 마무리하는 ‘에필로그’이자 앞으로 20~30년을 시작하는 ‘프롤로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승훈(사진)은 1집부터 10집까지 모두 골든디스크를 받았고 1700만장 넘게 음반을 팔았다. 공연 횟수는 1000번 이상이다. 23년 동안 한국 가요계에서 ‘발라드의 황제’란 이름으로 불려 왔다. ‘미소 속에 비친 그대’ ‘보이지 않는 사랑’ ‘그 후로 오랫동안’ 등은 한국 발라드를 대표하는 명곡이다.
하지만 ‘발라드의 황제’란 이름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지난 23일 발매된 그의 미니앨범 ‘그레이트 웨이브(Great Wave)’를 들어보자.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귀를 울린다. 타이틀곡 ‘소리(Sorry)’는 브리티시록을 채용했고 선공개곡 ‘내가 많이 변했어’는 재즈와 힙합을 결합했다. 버벌진트의 랩을 더한 ‘러브 위치(Love Witch)’는 1980년대 디스코풍이다.
최근 서울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2006년 10집 ‘더 로맨티시스트’를 내고 11집 준비를 하려는데 그동안 해왔던 음악이 지겹게 느껴졌다”며 “음악을 사랑하는 것만큼 싫어질 때도 있더라”고 털어놓았다. 신씨는 11집을 내는 대신 미니앨범을 내기 시작했다. ‘그레이트 웨이브’는 2008년 ‘라디오 웨이브(Radio Wave)’와 2009년 ‘러브 어클락(Love O’Clock)’에 이은 ‘스리 웨이브즈 오브 언익스펙티드 트위스트(3 Waves of Unexpected Twist)’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이 시리즈를 통해 선보였던 ‘라디오를 켜봐요’ ‘나비 효과’ 등의 노래는 신씨가 해왔던 발라드와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나비 효과’는 후렴구에서도 이른바 ‘지르는’ 부분이 전혀 없어요. 기존 ‘신승훈표 발라드’라면 후렴구에서 화려한 기교가 나왔을 텐데 말이죠.” 대중도 달라진 그의 모습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새 앨범 첫 물량 2만장이 닷새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그는 미니 앨범 3부작에 대해 “철부지가 되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자기 나이를 잊어야 음악을 할 수 있어요. ‘보이지 않는 사랑’ 가사는 스물네 살 때 10분 만에 썼어요. 그런데 언젠가 철이 들면서부터 가사를 못 쓰겠더라고요. 다시 철부지가 되기 위해 6년 동안 노력했어요. 11집에는 가사도 다시 써보려고 해요.”
신씨는 내달 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음반 발매 기념 ‘2013 더 신승훈 쇼-그레이트 웨이브’ 공연을 열 예정이다. 그는 “50인조 오케스트라와 뮤지컬 댄스팀, 스페셜 게스트 등 ‘블록버스터’급으로 7개월 전부터 준비하고 있다”며 “기대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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