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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카카오톡을 뜨겁게 달구는 게임이 있다. 바로 부산의 작은 개발사 트리노드가 개발하고 NHN 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는 '포코팡 for Kakao(이하 포코팡)'이다. 라인에 먼저 올라가 일본에서 최고매출 1위를 기록하며 국민게임이 된 포코팡'은 10월 11일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출시되어 한국 시장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p> <p>여기에 불똥이 튀어 활활 불타오르는 세 여성이 있다. 하루종일 '포코팡'만 들여다보면서 한 시간마다 스토커마냥 클로버를 보내는 이 여사, 시험기간이 시작한 관계로 도서관에서 포코팡을 하는 여대생, 라인 시절부터 '포코팡'에 빠져 3개월 넘게 했지만 손이 느려 슬픈 한 여자까지 세 여자의 시선으로 '포코팡'의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을 파헤쳐보자.</p>
포코팡에 빠진 여자들 | 이 여사 | 대학생 1 | 대학생 2 | 직장인 |
나이 | 52 | 25 | 25 | 25 |
레벨 | 27 | 27 | 30 | 28 |
최고기록 | 74만 1969점 | 93만 5084점 | 112만 1573점 | 104만 4063점 |
필살기 | 클로버 보내기 | 도서관에서 하기 | 카페가서 하기 | 화면 반 가르기 |
<p>■ 클로버 보내는 이여사 '난 게임에 돈 안 써'</p> <p>밤낮으로 게임만 하는 딸에게 '넌 뭐가 되려고 맨날 게임만 하니?'라고 물어보던 사람이 있다. 올해 52세에 접어들며 반백년을 조금 넘게 이 여사다. 10년 넘게 고등학교 언어 선생님으로 일한 탓에 젊은 기(?)를 받아 얼핏 뒤에서 보면 30대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비주얼이지만, 워낙 게임과 안 친한 탓에 '게임'에 대해 인식이 그리 좋지 않은 평범한 50대 어머니이다.</p> <p>이런 이 여사가 '포코팡'을 만나게 된 것은 운명이었다. '포코팡'은 친구를 초대하면 체리(게임 내 화폐)를 무려 1000개나 준다. 라인 때부터 '포코팡'을 플레이하면서 체리의 위엄과 게임의 재미를 익히 알고 있는 이 여사의 딸은 게임이 출시됨과 동시에 수많은 사람을 초대했다. 워낙 요즘은 '게임 초대=스팸'으로 인식되어 각별한 사이인 사람들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엄마인 이 여사 역시 초대하게 된 것.</p> <p>물론 이 여사의 반응은 처음에 냉소적이었다. 하지만 '난 절대 게임 아이템이 필요해서 엄마를 초대한 게 아냐. 이 게임이 얼마나 엄청난 게임인지 알아? 일본에서 우리나라의 '애니팡' 같은 국민 게임이야. 날 믿고 한번 플레이해봐. 정말 재밌는 게임이라 추천하는 의미에서 초대한 거야'라는 딸의 말에 반신반의하며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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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오전 10시 26분에 이 여사는 게임을 깔았고, 오후 2시 22분 난생 처음으로 게임에서 결제를 했다. 분명 전날까지 '난 게임에 돈 쓰는 사람 이해를 못하겠더라'라며 머리를 도도하게 넘기던 모습은 사라지고, 4시간 만에 '다이아 삼'이란 카톡이 왔다.</p> <p>구매한 다이아를 쓴 곳은 다름 아닌 '클로버(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하트'같은 것)'였다. 약 12분이 걸리는 충전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클로버를 구입한 것이다. 게이머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호갱님(호구+고객님의 합성어)'이 아닐 수 없지만, 처음 스마트폰 게임에 입문한 이 여사에게 '시간은 금'이었다.</p> <p>이후 체리의 위엄을 알게 된 이 여사는 이후 친구들을 초대하기 시작했다. 50대 친구들의 반응은 실로 대단했다. 처음 초대 메시지를 받은 친구들은 '너가 도대체 동물들이랑 뭘 한다는 거야?'라며 궁금하다는 듯 카톡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 역시 게임에 빠져 게임 내 '자랑하기' 기능을 적극 활용하며 불꽃 튀는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다,</p> <p>이 여사는 평소 게임을 좋아하던 직장 동료들에게도 전파하고, 가르치는 10대 학생들에게도 게임을 소개하며 '포코팡 홍보대사'로 자리매김하였다. 심지어 몇몇 학생들은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여사에게 클로버 요청 메시지를 보내는 만행을 저질러 '포코팡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p> <p>물론 그녀에게도 작은 시련은 찾아왔다. 게임을 처음하는 탓에 일주일마다 랭킹이 리셋되는 제도를 이해하지 못한 그녀는,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딸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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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제까지만 해도 최고기록이 40만점이었는데, 갑자기 게임 한 번 하고 나니 25만점이 되었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라는 질문에 딸은 '그거 원래 일주일에 한 번씩 순위는 리셋되는 거야. 그래야 공평하지'라고 대답했고, 이 여사는 실의에 빠졌다.</p> <p>일주일에 한 번 리셋된다는 것의 의미를 지금껏 업그레이드 한 모든 무기와 최고 기록이 한 번에 사라진다고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때를 떠올리며 그녀는 '그때 게임이 인생같다는 생각을 했어. 열심히 했지만, 한순간에 무너지면 다시 처음부터 해야하는 줄 알았어'라고 이야기했다.</p> <p>요즘 딸과는 ''나는 '튜리자'를 눕혀보는 게 소원이야. 무슨 짓을 해도 얘를 넘길 수가 없어. 하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비스'를 누이는 게 소원이긴 했지'라며 추억을 되새기고, '나 70만점 넘은 거 봤어?'라며 자랑을 하기도 하고 '클로버 좀 잘 보내줘'라고 협박이 섞인 대화를 하고 있다.
이 여사는 포코팡이 오픈한지 2주가 지난 지금, 레벨 27에 최고기록 74만 1969점을 기록 중이다.</p> <p>■ 시험 기간 대학생 '도서관에서 조용히 포코팡만 했어'</p> <p>최근 '게이머 남자 친구는 싫다'는 발언으로 업계를 들썩이게 한 친구가 있다. 사실 그녀도 스마트폰 캐주얼 게임 몇 가지는 즐겨 하는 편이다. 캐주얼 게임의 끝판왕인 '캔디크러쉬사가'를 최고 382 스테이지까지 갔으니 말 다했다. 게임을 아주 싫어하지는 않지만, 캐주얼 게임만 플레이하는 라이트 유저다.
그녀에게 '포코팡' 역시 체리 1000개의 인연으로 시작되었다. 처음 '포코팡'을 켜자마자 그녀는 '캐릭터가 병맛(어이없고 어딘지 모르게 허술한)같고 신선한 게 좋네'라며 소감을 전했다. '포코팡'의 메인 캐릭터인 변태토끼 보니를 보고 한 말이었다. 수염 깎은 자국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보니의 모습에 묘한 매력을 느낀 것이다.</p> <p>처음엔 '시험기간에 이런 게임 초대 메시지를 보내면 어떡해'라며 약간은 짜증 섞인 카톡을 보내던 친구는 이후 'youjin님이 클로버를 선물했어요. 1시간 안에 수락하면 친구 포인트도 받을 수 있어요! 지금 바로 접속해보세요'라는 친절함이 가득한 문자만 보내왔다.</p> <p>처음에는 그냥 게임을 플레이하는 수준으로 '포코팡'을 즐긴 그녀는, 곧 무아지경에 이르렀다. 시험 기간이라는 죄책감에 휩싸였지만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게임을 추천하는 물귀신 작전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포코팡'을 즐겼다.
비슷하게 똑같이 체리 1000개의 운명으로 '포코팡'을 접한 25세의 한 여대생은 '카페에서 같이 공부하자'라는 명목으로 나와 포코팡만 내리 10판을 하다가 책을 덮어버리기도 했다. '조용히 공부하려고 도서관 갔는데, 조용히 포코팡만 하고 있어. 옆사람이 날 한심하게 보는 것 같아'라며 SOS를 보내는 그녀들은 드디어 시험이 끝났다.
한 명은 현재 레벨 27로 최고기록 93만 5084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다른 한 명은 레벨 30으로 최고기록 112만 1573점을 기록하고 있다.</p> <p>■ 손 느려 슬픈 여인 '왜 손이 있는데 누르질 못하니'</p> <p>'포코팡'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상륙하기 전, 라인에서부터 즐겨오던 여자가 있다. 우연히 접한 게임에 푹 빠져서 1년 동안 연락하지 않던 라인 친구에게 체리를 보내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p> <p>하지만 손과 눈이 느려 아무리 열심히 해도 30만점이 넘지 않아 슬퍼할 수밖에 없었다. 3개월을 플레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플레이한 친구보다 점수가 낮게 나와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그런 그녀에게 달콤한 팁을 가르쳐줬으니, 일명 '화면 반 가르기'이다.</p> <p>게임 화면을 반으로 갈라 오른쪽에서 손으로 블록을 이으면서, 눈은 왼쪽을 바라보며 다음에 이을 블록을 미리 찾는 것이다. '어떻게 사람이 한 번에 두 가지를 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조금씩 익숙해지며 정말 점수가 팍팍 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여기에 불굴의 의지로 계속 플레이한 덕분에 레벨이 올라가 레벨 보너스 경험치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이제는 '쭉쭉팡팡' 블록을 이으면 점수도 '쭉쭉팡팡' 올라가 게임에서 '아랫공기는 어때?'라는 대담한 멘트를 날리기도 한다.</p> <p>눈이 있는데 보지를 못하고, 손이 있는데 터치를 못하는 사람이라도 꾸준히 플레이해서 레벨을 높이면 충분히 고득점을 노려볼 수 있다. 현재 그녀는 레벨 28에 최고기록 104만 4063점을 기록하고 있다.
요즘 '포코팡' 때문에 카톡이 게임 메시지로 바쁘다. 재밌는 것은 게임 메시지를 보낼 때도 미안하지 않고, 받아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게임을 하는 친구도 '클로버'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p> <p>오랜만에 나온 기분 좋은 스팸 게임이 반갑다. '포코팡'이 슬로건처럼 쭉쭉 올라가 팡팡 성공해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국민 게임이 될 수 있을까. 이 여사가 이토록 푹 빠진 것 보니 다른 두 여자는 '안 될 것도 없다'고 이심전심 고개를 끄덕였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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