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투자가 모두 외면
금리 더 올려 발행할 듯
▶마켓인사이트 10월25일 오전 7시58분
국내 4위 해운사인 SK해운이 지난 6월에 이어 또다시 회사채 수요예측에 실패했다. 다음달 1일 발행 예정인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 예측을 했는데 수요가 ‘0’에 그쳤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A’인 SK해운은 1년물 100억원, 2년물 100억원, 5년물 400억원 등 총 6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지난 24일 수요예측 조사를 했다. 공모 희망금리는 1년물 연 3.83~4.03%, 2년물 연 4.11~4.31%, 5년물 연 5.32~5.52%를 제시했다.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SK해운의 회사채 금리 평균치(민평 금리)보다 0.2~0.4%포인트 더 얹어 주겠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조건에 사겠다는 투자자가 한 곳도 없어, 유효수요(공모 희망금리 상단 이하로 입찰한 수요)는 ‘0’을 기록했다. 대신 각 공모 희망금리의 상단보다 더 높은 금리를 원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전체 발행 물량의 절반가량인 370억원(1년물 100억원·2년물 70억원·5년물 200억원)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SK해운은 지난 6월에도 5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했으나 신청자가 없어 결국 회사채 발행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전량을 인수했다.
SK해운의 회사채가 시장에서 제대로 ‘소화’되지 못하는 것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해운·건설·조선 등 ‘3대 위험 업종’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 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A증권사 채권발행 담당자는 “회사채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해운 같은 위험 업종 회사채는 투자자들이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SK해운은 공모 희망금리에 금리를 더 올려 최종 발행금리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마저도 사겠다는 투자자가 없으면 산업은행 등 회사채 발행주관사와 인수단이 미매각 물량을 전부 떠안게 된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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