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제 두뇌국가(Brain Nation)로 간다
'선박 이동정보 시스템' 만든 아미 다니엘 윈드워드 대표
“해군에서 군복무를 했는데 그때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바다에 이렇게 많은 선박이 다니는데 누군가는 이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요.”
텔아비브 시나이 거리에 있는 5층짜리 신축건물에서 지난 15일 만난 아미 다니엘 윈드워드 대표(29)는 창업 동기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스라엘 청년이라면 누구나 그렇듯이 바로 군에 입대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의 일이다. 그가 입대한 곳은 해군. 1년쯤 지나 선상 생활에 익숙해질 즈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바다에 이렇게 많은 배들이 다니는데, 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선박들이 다니는 동선과 해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면 운항 시간과 거리를 단축할 수 있지 않을까….’
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선박들이 사소한 이유로 경로를 이탈하거나 시간이 지연될 경우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 정보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제대 후 텔아비브대 법학과에 들어가 국제법을 공부하면서도 계속 어떻게 사업을 시작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창업은 쉽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위성정보를 어떻게 얻고 활용하는지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3년 전부터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상업위성을 활용하면 선박들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정부(경제부) 측으로부터 듣게 된 것.
이스라엘 정부는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던 그에게 멘토링을 해줄 만한 사람과 엔젤투자자 등을 소개해줬다. 대학 동기인 오머 프리머가 합류하면서 창업팀도 꾸려졌다. 다니엘 대표는 “위성정보를 어떻게 얻는지,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뭔지 등을 알게 된 뒤에는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며 “특히 정부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11년 말 윈드워드를 창업한 그는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썼다. 올 들어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섰는데, 각국 정부와 공공기관 등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니엘 대표는 선박 이동경로 추적뿐 아니라 이에 대한 대응 매뉴얼,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 등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해 각국 정부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설립한 지 만 2년이 채 안 됐지만 회사는 벌써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다니엘 대표는 “처음 서비스를 준비할 때 모두 이 사업이 불가능하다며 절대 블루오션이 될 수 없다고 했지만 우리는 해냈다”고 말했다.
텔아비브=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