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동양 사태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에게 사과했지만, 동양증권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현장의 일은 잘 모른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으로 참석한 현 회장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와 질책이 쏟아졌다.
특히 동양그룹 회사채·기업어음(CP) 투자자 피해에 대한 책임론과 동양 계열사 법정관리 시 현 동양그룹 경영진의 경영 참여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현 회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를 믿고 투자해준 투자자 여러분에게 큰 피해를 입히게 돼서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비통한 마음 금한 길 없다"며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 분들의 피해를 어떻게 하면 최소화하느냐가 남은 여생의 지상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회사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으므로 특별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법정관리 신청하기 이틀 전에 법정관리를 결정해서 밤을 세워서 서류를 낸 것"이라며 "그룹도 그렇고 나 자신도 한번도 상환에 실패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법정관리 한 뒤에 회사 가치를 높이는 것이 피해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설명이다.
현 회장은 아내인 이혜경 부회장의 개인금고 인출에 대해 "오해받을 수 있는 경솔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마지막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에서 아내인 이 부회장이 엄청난 충격을 받고 신변 정리 차원에서 개인 사물을 찾아와야 한다는 생각에 대여금고를 찾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개인금고에서 찾은 것이 현금이나 금괴라는 얘기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결혼할 때 입은 한복 노리개, 비녀, 마고자 단추, 아이들 돌반지 등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회장은 불완전판매 여부와 동양그룹 경영진 퇴진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했다.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에 대해 관여했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현장에서 발생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이에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그렇다면 앞서 사과한 것은 무엇에 대해 사과한 것인가"고 질책하기도 했다.
책임이 있는 동양그룹 경영자들에게 경영에서 물러나라고 지시할 생각이 있냐는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는 "나는 이미 경영권을 내려놨기 때문에 지시할 입장이 아니며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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