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의식 속으로 여행한다면 우리 눈앞에 어떤 모습이 전개될까.
오랫동안 추상화에 몰두해온 서양화가 권영범 씨(45)가 ‘어떤 여행’이라는 주제로 10일부터 역삼동 유나이티드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프랑스 랭스 국립미술대학을 졸업한 권 작가는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는 ‘어떤 여행’이라는 동일한 제목이 붙은 추상화 38점이 선보인다. 임파스토 기법(유화 물감을 두텁게 바르는 것)을 연상시키는 그의 작품은 여러 가지 색채를 층층이 쌓고 화면의 중심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흰색으로 덮어 마치 현실 이면의 알 수 없는 세계로 향하는 문 앞에 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층층이 쌓은 색들은 작가의 기억의 집합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스스로는 이를 애써 외면하지만 잠재의식 속에 늘 살아있는 작가 자신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작가가 떠나고자 하는 여행은 잊힌 과거의 기억과 잠재의식의 세계를 향한 여행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다행히 밝은 색채로 충만한 그 여행은 도피적이라기보다 희망적이다.
프랑스의 미술평론가 장 루이 푸와드뱅이 “권영범의 작품은 단일 색조의 마법으로 진실한 희망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동일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권 작가는 1998 파리 살롱도톤에서 입상했고 2008년 제9회 포항국제아트페스티벌 대상을 수상했다. 전시 15일까지.
(02)539-0692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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