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시장에 ‘3순위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2.0’은 지난 7일 진행된 3순위 청약에서 1159명이 신청해 1·2순위 청약자(695명)들을 67%(464명)나 넘어섰다. 덕분에 1·2순위 때 0.72 대 1에 불과했던 청약경쟁률이 1.92 대 1을 기록하면서 순위 내에서 마감됐다. 3순위 청약자란 청약통장이 없는 일반인이나 투자자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청약금만 내면 3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몰려드는 3순위 청약
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수도권 분양시장이 ‘3순위 청약’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인천을 제외한 수도권 도시들의 경우 청약통장 1순위자(청약통장 가입기간 2년 이상)와 2순위(가입기간 6개월 이상)자가 많지 않은 데다 최근 분양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들이 신규 청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동탄2신도시를 중심으로 최근 2년간 2만4000여가구의 새 아파트가 분양된 화성시의 경우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자 7만여명 가운데 상당수가 청약통장을 활용한 바람에 1순위자가 많지 않다는 게 주택업계의 분석이다.
경기 평택시와 안성시에서 이달 분양된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2178가구)과 ‘안성 롯데캐슬 센트럴시티’(2320가구)는 대단지인데도 1·2순위 청약은 각각 115명과 229명에 그쳤다. 하지만 3순위에서는 1·2순위의 6~7배인 859명과 1259명이 몰렸다. 1000가구 규모의 단지였다면 3순위 마감이 끝나고도 남을 수준이었다. 문정권 금호건설 분양소장은 “3순위 접수가 끝난 뒤에도 1500여명이 넘는 방문객이 모델하우스를 찾아 분양상담사들이 오후 늦게까지 상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 분양시장 살아나나
주택업계는 3순위 청약자들의 움직임에 큰 기대감을 부여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1주택 이상 다주택자이거나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겨냥한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3순위자의 분양시장 진입이 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신규 주택시장 회복 징표’로 해석할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3순위 청약자가 많은 평택·안성 등 수도권 남부권의 아파트값은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안정세가 지속됐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평가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과 경기의 아파트값은 각각 1.94%와 2% 하락했지만 평택·안성지역은 각각 0.11%와 1.27% 올랐다”고 설명했다.
서울 도심권과 강남권, 위례신도시 등 유망지역의 분양시장 회복세가 3순위 청약자들이 움직이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달 분양된 ‘덕수궁 롯데 캐슬’은 평균 7.17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에 앞서 공급된 ‘래미안 잠원’과 ‘위례 아이파크’도 각각 26.1 대 1과 1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까지 분양주택을 매입하면 양도소득세가 5년간 면제되는 등 분양시장 활성화 대책도 3순위 청약자들이 신규 분양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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