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은에 대한 투자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제철 풍산화동양행 사장은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 주화 국내판매 발표회’를 앞두고 기자와 만나 “골드바나 실버바 등 바(bar) 형태로는 금이나 은 투자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며 “선진국에서는 주화가 많이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념주화와 달리 금이나 은을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주화는 지금(地金)주화(불리온 코인)라고 부른다. 금·은 시세에 따라 주화 가격이 변동하기 때문에 투자 목적으로 거래된다.
이 사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지금주화인 ‘오스트리아 비엔나 필하모닉 불리온 코인’을 선보였다. 오스트리아 조폐국이 1989년부터 만든 주화로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40만온스(약 12t), 5억3000만유로어치(약 7700여억원)가 팔렸다. 이 사장은 “3.1g에서부터, 7.77g, 15.55g, 31.1g 등 다양한 무게의 금화를 내놓았다”고 했다. 골드바와 달리 부피나 무게가 작아 거래하기 쉽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1972년 개업한 풍산화동양행은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 2012년 런던 올림픽 등을 기념하는 주화의 은행 독점판매를 맡아온 회사다. 2012년 풍산그룹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화동양행’이 풍산화동양행으로 바뀌었다. 풍산은 1970년 한국조폐공사로부터 주화용 소전 제조업체로 지정된 업체로 유럽연합(EU)의 유로화 소전(음각을 넣기 전 반제품 동전)의 60%를 생산하고 있다.
해외 불리온 주화는 그동안 관세가 붙어 거래가 쉽게 이뤄지지 못했다. 이 사장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이후 오스트리아 조폐국 등 유럽에서 오는 주화는 원산지 증명을 통해 무관세로 들여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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