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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시아 영화 패권 제패…10월 도하영화제 4월로 옮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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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셰리든 등 아시아 대표감독 기량 과시



‘성스러운 중재’(2002년)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아랍권 대표 감독 반열에 오른 엘리아 슐레이만은 7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도하국제영화제 개최 시기를 내년부터 4월로 옮긴다”고 밝혔다. 두바이영화제와 함께 중동권 양대 영화축제로 꼽히는 도하영화제는 그동안 부산영화제와 비슷한 시기인 10~11월에 열려 왔다.

도하영화제 자문역을 맡고 있는 슐레이만 감독은 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위원 등 네 명과 함께 부산을 방문해 “앞으로 부산영화제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도하영화제 개최 시기를 바꾸는 또 다른 이유는 부산영화제의 위상이 격상되면서 주요 인사들을 초청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를린영화제가 칸 영화제와 같은 5월에 열리다가 경쟁에 밀려 1990년대 초 2월로 옮긴 것과 비슷한 경우다.

지난 3일 개막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각국을 대표하는 ‘국민 감독’도 대거 찾아왔다. 신작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일본), ‘천주정’의 자장커(중국), ‘떠돌이 개’의 차이밍량(대만), 다큐멘터리 ‘그의 미소’와 기획 단계의 프로젝트를 들고 찾은 모흐센 마흐말바프(이란), ‘아나 아라비아’의 아모스 기타이(이스라엘) 감독 등이 부산에서 팬들을 만났다. 오스카상 수상작 ‘나의 왼발’의 짐 셰리든, ‘크라잉 넛’의 닐 조던 등 아일랜드 대표 감독과 캄보디아 리티판 감독 등도 찾아왔다.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12월 국내 개봉)는 병원에서 태어나자마자 뒤바뀐 아들을 키우던 아버지가 친자 확인에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 고레에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의 특징인 핏줄 이야기이지만 유럽인들도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광부, 살인청부업자 등 밑바닥 인생들을 통해 중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고찰한 ‘천주정’(2013)으로 올해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자장커는 임권택 감독 회고전과 관련해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중동의 갈등을 담은 ‘아나 아라비아’의 아모스 기타이 감독은 “지구 상에 전쟁도 많고 갈등도 많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려고 원테이크(한 컷)로 찍었다”고 설명했다. ‘아일랜드 특별전’에 참석한 셰리든 감독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한국영화의 위상을 확인하고 싶어 왔다”며 “한국 관객과 감독들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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