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단계 확 줄여 골목상권 살리기…나들가게도 온라인 주문
도시 인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골목 슈퍼마켓과 전통시장에 바로 공급하는 방안이 정부 주도로 추진된다. 신용카드 거래 정보와 상가 인허가 정보, 임대 시세 등을 종합 분석해 지역별 창업 유망 사업과 아이템을 안내해주는 시스템도 개발된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상공인·전통시장 자생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중기청은 우선 소비자가 전통시장과 골목 슈퍼에서 값싸고 신선한 농산물을 살 수 있도록 인근 영농조합 등 생산자단체와 골목 슈퍼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한 청장은 “생산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판로를 갖게 돼 좋고, 골목 슈퍼 등은 중간 유통상을 거치지 않고 값싸고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받게 돼 좋은 ‘윈-윈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골목 슈퍼는 지방자치단체와, 전통시장은 각 상인회와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 골목 슈퍼는 내년 중 2~3개 지방자치단체와 계약을 맺고 200여개 점포에 농산물 직공급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전통시장은 이미 상인회가 인근 농가와 직거래하는 경우가 많아 직거래 사업을 원하는 전통 시장에 한해 신청을 받아 시범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중기청은 또 정부가 지원하는 동네 가게 ‘나들가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나들가게 당일 온라인 주문·배송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이인섭 중기청 소상공인정책과장은 “나들가게에 물건을 공급하는 중소유통물류센터의 전산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분류·출고, 배송까지 당일 처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26개 중소 유통물류센터와 1만개의 나들가게가 운영되고 있다.
아울러 전국 상권정보시스템 고도화 사업도 진행키로 했다. 신용카드 거래 정보(6억건), 상가 인허가 정보(1억3000만건), 부동산 가격 정보(1100만건)와 국토해양부의 공간정보 데이터베이스(DB), 감정원의 임대료 정보 등 연간 7억4000건에 달하는 정보로 상권을 종합 분석하는 사업이다.
한 청장은 “단순히 상권 현황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어느 지역에서 어떤 사업과 아이템이 유망할지 등도 전망해 예비 창업자는 물론 기존 사업자에게도 업종 전환에 필요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청은 전국 28만개 사업체에서 85만명이 종사하는 소공인(10인 미만 제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중 경영혁신과 시설개선 융자금으로 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소공인들이 제화와 의류 분야 등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기능 경진대회와 해외 전시회, 박람회 참가 등을 지원키로 했다.
한 청장은 “소상공인·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게 내년에 ‘소상공인지원법’을 제정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기금 설치 등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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