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동양증권을 제외한 5개사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그룹 유동성 위기로 동양과 실질적 지주회사인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이 동시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황에서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가 추가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 것.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양그룹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나 심리적으로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건설, 조선, 해운, 항공운수 등 경기민감업종과 재무구조개선 대상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5만여 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문제가 부각될 경우 동양그룹 사태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지난달 30일 기준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5개사의 미상환 기업어음(8382억원), 일반 전자단기사채(1828억원) 회사채(1조1211억원) 잔액은 총 2조142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고조된 최근 한 달간 발행한 시장성 단기조달액은 총 544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동양증권을 제외한 그룹 대부분의 계열사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임을 감안하면 일반 개인투자가들이 대부분 청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계열사 중 재무구조 부담이 상대적으로 나은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를 신청했기 때문에 개인투자가들의 손실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5개사 중 재무구조가 취약한 일부 회사는 청산과정을 밟을 것으로 관측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면서 차입금이 과다한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을 위험군으로 꼽았다.
그는 "동양증권의 경우 지난달 27일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0'로 한 단계 강등됐고 대규모 자금 인출 추이와 불완전판매 관련 소송 등으로 향후에도 등급이 추가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며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자체적인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하고 펀드런 등의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어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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