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내년부터 부동산 매물 광고 시장에서 손을 떼고 플랫폼(유통시스템)만 제공키로 한 뒤, 이 자리를 차지하려는 업체들 간 경쟁이 ‘이전투구’ 수준입니다. 중개사들의 광고비 부담이 더 커질 판입니다.”
경기 안양시 석수동의 A공인 대표는 본지의 ‘다음 부동산 때아닌 호황 왜?’ 기사(9월27일자)를 읽은 뒤 기자에게 이렇게 들려줬다. 지난 8월 대형 포털업체인 네이버는 내년 5월부터 자체 매물정보 제공을 중단하고 부동산114 등 정보업체들을 통해 매물을 유통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네이버가 부동산 시장에서도 온라인 매물 정보를 독점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상생협력’ 차원이라며 내놓은 타협안이다. 이후 부동산 정보업체들과 네이버는 ‘상생협의회 실무회의’를 구성해 네이버 부동산에 어떤 업체들이 입점할지와 매물 정보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지 협의 중이다.
하지만 ‘상생’은커녕 싸움만 더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실무회의에 참여 중인 부동산114, 부동산써브, 부동산뱅크, 닥터아파트 등 4개 정보업체들이 내년 5월에 다른 업체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진입장벽’을 쌓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일부 업체는 네이버 부동산에 입점할 수 있는 자격을 ‘업력 몇 년 이상’ 등으로 제한하도록 강력히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생을 위한 실무회의가 이렇게 돌아가자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네이버 부동산의 영업과 관리를 대행해 온 소규모 대행사들은 더 많은 업체들에 개방돼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당장 영업을 해야 하는 일선 중개업소들은 더욱 혼란에 빠졌다. 네이버 부동산은 그동안 허위 물건을 걸러내는 ‘확인매물’ 서비스 등을 도입해 실수요자의 신뢰가 비교적 높았다. 하지만 네이버 아래에서 확인매물 서비스를 담당하던 영업대행사들이 빠질 경우 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네이버 측의 태도다. ‘네이버 부동산’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전산 작업 등이 남아 있어 내년 5월까지는 긴 시간이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해당사자들과 계속 협의하겠다”고만 밝힐 뿐이다.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어떤 기준을 가진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을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네이버의 어정쩡한 태도에 업체들 간 싸움만 커지고 있다.
김동현 건설부동산부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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