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전화로 수상 소식을 듣고 꿈인가 했어요.”
소득 양극화에 대한 연구로 제11회 한경 대학생·대학원생 경제논문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이범준·이채명 씨(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는 “졸업 직전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상기된 표정이었다. 25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이들을 비롯해 총 13명의 대학생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공모전은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학회가 매년 개최하고 SK텔레콤이 후원한다.
이범준·이채명 씨의 논문 ‘소득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의 차이점 및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는 복잡한 소득분배 현상을 실증적이고 명쾌하게 파헤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이 공동 연구에 나선 것은 올해 초. 이범준 씨는 “소득 양극화에 대한 지적이 넘쳐나지만 그 근거는 찾기 어려웠다”며 “단순히 기업에 부(富)가 몰려서 그렇다는 식의 오해와 편견을 벗겨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혼란스러운 개념부터 정리했다. 소득 격차가 확대되는 것(소득 양극화)과 소득집단이 공고해지는 것(소득 불평등)은 엄연히 다르고, 따라서 해결책도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채명 씨는 “이전엔 양극화와 불평등을 함께 다루는 연구가 많지 않아 방향을 잡기가 어려웠다”고 떠올렸다. 여러 통계기법을 써보니 한국의 소득 양극화와 불평등은 다른 선진국보다 심한 수준은 아니지만 진전 속도는 빨랐다.
이들은 해결책으로 민간 기술투자와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을 제시했다. 사회복지 지출보다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는 효과가 더 컸다. 다섯 가지 정책 변수를 지금의 한국 사회에 적용해본 결과다. 이범준 씨는 “재분배도 중요하지만 성장 전략을 놓쳐선 안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기초노령연금도 모든 계층에 나눠주는 방식으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채명 씨도 “연구를 진행하면서 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어설픈 정책이 되지 않도록 효과를 사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성균관대의 대표적 경제학회인 ‘다산금융반’ 출신이다. 한경 경제논문 공모전의 수상자를 이미 여럿 배출한 곳이다. 두 사람은 “한국경제신문으로 매주 스터디한 것이 문제의식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논문을 준비하면서 동고동락한 둘은 졸업 후에도 경제학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범준 씨는 대학원에 진학해 재정학 연구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취업을 준비 중인 이채명 씨는 제조업 분야의 전문가를 꿈꾸고 있다. 두 사람은 “이번에 받은 상금은 공평하게 나눠서 모처럼 여행을 다녀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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