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은 덴마크 머스크 드릴링으로부터 노르웨이 해안에 설치될 대형 잭업리그(석유시추 설비) 1기를 5억3000만달러(약 5700억원)에 수주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 회사가 잭업리그를 수주한 것은 1983년 이후 30년 만이다.
잭업리그는 대륙붕에서 원유 시추공을 뚫는 해양설비로 수심이 얕지만 파도가 거센 북해 지역의 유전 개발에 주로 투입된다. 그동안은 중국과 싱가포르 업체가 잭업리그 시장을 주도해왔다.
대우조선해양은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를 마치면 2016년 중순께 선주사 측에 인도할 계획이다. 척당 가격이 5억~6억달러인 드릴십 수준으로 이번 잭업리그를 수주한 만큼 수심이 150ｍ인 해역에서도 운용할 수 있게 제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인 잭업리그는 수심이 100ｍ를 넘지 않는 곳에서만 작업할 수 있다.
또 겨울철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북해의 기상상황에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설계를 적용, 최대 해저 12㎞까지 뚫을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들어 기존의 대륙붕 시추 설비가 노후화하면서 잭업리그 수요가 늘고 있고 발주처가 요구하는 기술적 사양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대형 잭업리그 분야는 국내 조선업체가 수주를 이어갈 수 있는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꼽힌다. 지난 6월에는 삼성중공업이 사상 처음으로 잭업리그 2기를 수주하기도 했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대형 잭업리그 시장의 55%를 점유하고 있는 머스크 드릴링과 계약을 맺었다”며 “30년 전 잭업리그를 처음 만들던 시절의 초심을 갖고 고객 신뢰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수주로 올해 수주목표치 130억달러의 77%인 100억달러어치의 일감을 확보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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