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교육용 앱, 글로벌 누적 회원 3300만명
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
젊은 솔로 여성들에 맞는 소셜데이팅 국내 1위
이람 캠프모바일 대표
'도토리 열풍' 네이버 SNS '밴드' 히트 주역
민윤정 다음 NIS 이사
다음 사내벤처…'해피맘' '카닥' 등 탄생
모바일 업계에 ‘여성 파워’가 거세게 불고 있다. PC 시절에는 남성에게 초점을 맞춘 정보기술(IT) 서비스가 중심이었으나 모바일에서는 젊은 여성부터 아이를 키우는 엄마, 어린 아이까지 서비스 대상 범위가 넓어진 덕분이다. 특히 모바일에선 기술보다는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UX)이 중요해지면서 섬세한 여성 기획자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 스마트스터디가 개발한 유아 교육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핑크퐁’ 시리즈는 아이패드 기준으로 전 세계 85개국 앱스토어에서 교육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누적 회원 수는 3300만명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공 뒤에는 최정은 기획실장이 자리하고 있다. 직접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기획자였기 때문에 아이와 부모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잡아낼 수 있었다. 최 실장은 “앱이 잘 만들어졌는지 아닌지는 집에 있는 여섯 살짜리 아이에게 보여주고 쓰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300여개가 넘는 동요, 동화 콘텐츠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아이뿐 아니라 까다로운 엄마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었다.
최근 세계적으로 3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SK컴즈의 ‘싸이메라’도 김미조 매니저 등 여성 기획자의 공이 컸다. 사진을 찍으면서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나오고 싶은 젊은 여성들의 심리와 소비 행태를 기획 단계부터 반영해 눈이 크게 보이도록 조절한다거나 얼굴을 갸름하게 만드는 가상 성형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스물여덟의 여성 창업자인 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는 젊은 솔로 여성들의 심리를 파악해 내놓은 소셜데이팅 앱 ‘이음’으로 국내 1위 소셜데이팅 서비스로 우뚝 섰다. 기존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가 남성 위주였다는 문제에서 출발했다. 개인 사생활을 중요시하는 여성의 심리를 반영해 아무나 자신의 프로필을 열어볼 수 없도록 하고, 아는 사람과 마주치지 않도록 자신의 연락처상에 있는 사람은 연결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 덕분에 90만명의 회원 중 여성 가입자가 40%를 웃돌고 있다.
큰 IT 기업에서도 여성 임원이 늘고 있다. 캠프모바일의 이람 대표가 선두 주자다. SK컴즈의 싸이월드 기획팀장으로 ‘도토리 열풍’을 일으킨 데 이어 네이버로 옮겨와 블로그,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 등을 성공시킨 그는 네이버가 모바일 서비스 전담 자회사 캠프 모바일을 만들 때 이를 책임질 최적의 인물로 꼽혔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 개발을 여성 기획자인 민윤정 NIS 이사에게 맡기고 있다. NIS는 작년 8월 신설한 사내 벤처 조직. 이곳을 통해 육아 여성들끼리 소통하는 SNS ‘해피맘’, 자동차 수리 견적 서비스 ‘카닥’ 등이 탄생했다.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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