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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원홍 송환도 안됐는데…반쪽짜리 재판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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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항소심 선고 공판…"그룹 운명 걸렸는데" 비상
김승연 회장 26일 대법판결…한화 직원들 노심초사




최태원 회장과 김승연 회장의 선고 공판이 코앞으로 다가온 SK와 한화에 비상이 걸렸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는 26일, 최태원 SK 회장의 항소심 선고는 27일에 각각 열린다. 재판 결과가 회사의 앞날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절박함에 두 그룹의 임직원들은 초조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히 SK는 횡령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대만에서 구금된 상태에서 재판 결과가 나오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룹 운명이 걸린 한 주

24일 오전 서울 장교동의 한화 본사 25층. 변호사 10여명으로 구성된 법무팀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일부는 정보 수집과 동향 파악을 위해 사무실에 들르지 않고 서초동 법조타운으로 직행했다. 한화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 정도로 예상했던 상고심 선고일이 26일로 정해졌다는 갑작스런 통보를 받아 법무팀 인력들이 바빠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고일이 생각보다 앞당겨진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며 “상고심을 준비하면서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충분히 소명한 만큼 결과를 담담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계열사에 3000억원대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로 기소돼 작년 8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 4월 2심은 징역 3년으로 감형했다. 김 회장은 조울증과 호흡곤란 등으로 법원으로부터 구속집행정지 허가를 받아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한화는 이라크에서 진행 중인 건설 사업과 그룹의 미래 핵심분야로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이 김 회장의 부재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애를 태우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근처인 비스마야 지역에서 국내 건설사로는 해외 수주 최대규모인 80억달러의 아파트(10만호) 건설 계약을 따냈다.

이라크 정부가 100만호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신도시의 10%를 한화에 맡긴 것이다. 하지만 김 회장이 작년 구속된 이후 추가 수주 작업이 올스톱되면서 해외 경쟁사들에 밀리고 있다는 것이 한화 측의 주장이다. 각국 정부의 최고위층을 접촉해야 하는 태양광 사업도 총수의 지원이 없어 한계가 있다고 한화 관계자들은 토로하고 있다.

◆김원홍 송환 지연에 애타는 SK

“사건의 핵심인 김원홍을 법정에 세우지 않고 항소심 판결이 나온다면 그것을 납득하고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최 회장의 항소심 선고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이날 SK 관계자는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씨는 최 회장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을 속이고 수백억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SK 측이 지목하고 있는 인물이다.

실제 재판과정에서 공개된 녹취록에도 김씨는 “내 책임을 대신 지게 해 미안하다. 누명을 벗겨 주겠다” 등 이 사건의 몸통임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횡령된 자금은 김씨의 보험사업과 다른 투자자의 투자금 돌려막기에 사용됐다고 SK 측은 주장한다. 김씨가 2008년 10월에 납입해야 할 460억원의 보험료를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를 통해 받은 SK 자금 465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지난 7월31일 대만에서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현지에 구금돼 있다.

최 회장이 구속 8개월째에 접어들면서 SK도 회장 공백의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태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조기재해 경보시스템 수주작업과 현지 화학회사와의 합작 등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터키 화력발전소와 터널 공사 등도 현안이다. SK 관계자는 “에너지 사업, 자원개발 등 대규모 계약은 정부의 최고위층 인사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이라며 “오너가 나서서 현지 파트너에게 확신을 심어줘야 사업이 진척될텐데 여의치 못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박해영/배석준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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