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프로젝트' SCSA 도입
인문계 SW인재 100명 또 선발
오는 27일까지 입사원서를 접수하는 삼성그룹은 올해 채용방식에 몇 가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하반기에 더 세밀화되는 직무역량면접 강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서 인성검사 분리 △첨단 기술과 인문학을 융합하는 삼성컨버전스소프트웨어아카데미(SCSA) 도입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삼성이 하반기 전형 일정을 예년보다 2~3주가량 연기한 것도 전형 시스템에 변화를 주고 이를 탄탄하게 정비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토론면접 폐지, 직무역량면접 강화
우선 면접전형이 직무 중심으로 바뀌었다. 삼성은 올 하반기에 업종·직군별로 특화된 면접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디자인 직군과 제일기획 광고직은 실기시험을 통해 지원자의 디자인과 제작 역량을 평가할 계획이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회사는 1~2시간이던 직무역량 면접전형을 하루 또는 1박2일로 확대한다.
삼성은 올 상반기부터 집단토론면접을 없애는 대신 직무역량면접과 인성면접 시간을 확대했다. 공통질문을 던지는 토론보다 직무별로 특화된 직무역량면접(PT 면접)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직무역량면접은 면접 당일 주어지는 전공지식 및 실무능력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프레젠테이션하는 것으로 직군별 지원자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평가한다.
○SSAT의 인성검사가 면접전형으로 이동
올 상반기부터 SSAT에서 인성검사가 분리됐다. SSAT는 언어력·수리력·추리력·직무상식능력 등 네 개 과목으로 이뤄진 적성검사와 인성검사로 나뉘어 있었다. 올해부터는 SSAT 시험일에 100여분간의 적성검사만 치르면 된다. 인성검사는 면접 당일 면접장에 들어가기 전 컴퓨터로 실시한다.
SSAT 방식이 바뀐 데 대해 삼성 관계자는 “운영상의 문제를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SAT 시험을 전후해 시험장 인근 지하철역에 1000여명이 넘는 구직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또 면접 직전에 실시한 인성검사 결과를 면접관들이 바로 볼 수 있어 지원자의 답과 검사결과가 일치하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임원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인성면접은 면접 전 실시한 인성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성 및 조직적응성을 집중 평가한다.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는 물론 업무 태도 등 조직원으로서의 역량을 판단하는 것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SSAT 합격자에 한해 제출하도록 했던 에세이 방식은 올해도 유지한다. SSAT에 합격하면 3000자 분량의 자유 에세이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는 별도의 평가기준이 아니며 면접용으로 활용된다.
○삼성과 인문학의 융합 ‘SCSA’
삼성은 ‘한국판 잡스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SCSA를 올 상반기에 도입했다. 인문학과 첨단 소프트웨어(SW) 만남을 통해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SCSA는 인문계열 전공자를 직무관련 지식에 대한 기준 없이 SW직군으로 대거 영입하는 프로젝트다. 올해는 SW 직원 비율이 높은 삼성전자와 삼성SDS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해 상반기 100명에 이어 하반기에도 100명을 뽑을 예정이다.
SCSA 과정은 서류전형 SSAT 면접을 거쳐 준비학습에 해당하는 ‘SW입문과정 온라인 교육’(1개월)과 기본·심화·실전 단계로 이어지는 ‘집합 교육’(6개월)으로 이뤄진다. 이를 수료하면 내년 초 정식 사원으로 입사하게 된다. 교육기간에 월급은 없지만 교육비 전액을 회사에서 부담하고 식비와 도서비 명목으로 첫 2개월은 150만원, 나머지 4개월은 250만원을 준다.
한승환 삼성SDS 인사팀장(전무)은 지난 3월 열린 ‘열정락서’ 강연장에서 “삼성SDS가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는 융합형 인재”라며 “올 상반기 SCSA의 경쟁률이 20 대 1을 넘었다”고 말했다.
이도희 한경매거진 기자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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