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생 용띠 동갑’인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인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대통령의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 대표의 선친 김철 전 통일사회당 당수는 1960~70년대 정치적으로 날카롭게 대립했다. 김 전 당수는 박 전 대통령의 유신 시절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되는 시련도 겪었다.
공교롭게도 김 대표는 13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김철 전 통일사회당 당수의 ‘긴급조치 9호 위반’ 재심 재판에 참석해 재심 신청인으로서 최후 진술을 했다. 김 전 당수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대를 이어 대통령과 야당 대표로 정치를 이끌고 있다. 두 사람의 개인적 인연이 싹튼 것은 정계 입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작가와 방송인으로서 먼저 만났다.
1993년 김 대표는 대통령의 외동딸과 평범한 남자의 연애를 그린 ‘여자의 남자’라는 소설로 유명해 진 뒤 TV 토크쇼 ‘김한길과 사람들’을 진행했다. 그의 프로그램에 오랫동안 ‘칩거’하다가 수필집을 낸 박 대통령이 작가 자격으로 출연했다.
이후 김 대표가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박 대통령은 19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를 통해 각각 정계에 입문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정치권으로 이어졌다.
2006년에는 제1야당인 한나라당 대표와 여당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로서 만났다. 당시 박 대통령은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을 주도했다.
김 대표는 사학법 재개정 논의 재개를 고리로 국회 파행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부터 7년이 지난 2013년,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로서 만난 두 사람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등을 놓고 맞섰다. 민주당은 장외투쟁에 돌입하고 김 대표는 노숙투쟁에까지 나섰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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