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었다’는 말에 사람들은 대체로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이 때문에 화장품, 의약품, 식품, 의료기술 시장에는 ‘안티-에이징(anti-aging)’을 표방한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노화 방지를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노화 방지 운동 같은 비법이 소개되기도 한다. 노화를 자기 관리가 안 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노화에 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미국이 경제대국으로 발전할 때 성장기를 경험했다. 그 결과로 역동성, 새로운 가치, 젊음 등을 미화하는 가치관을 갖고 있다.
그런데 젊음과 생산성에 대한 미화로 치면 한국 베이비붐 세대가 미국 베이비붐 세대를 능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은 기적이라고 불릴 만큼 단시간 내 산업화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빠른 속도’, ‘높은 생산성’, ‘많은 근로시간’과 같은 젊음의 속성이 바람직한 가치로 자리잡았다. 반면 ‘나이 듦’은 ‘숨기고 싶고’, ‘늦추고 싶고’, ‘부끄러운 것’이라는 쪽으로 인식하고 있다.
노화에 대한 이런 개념으로 ‘100세 시대’를 준비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때다. 기대수명을 60이나 70으로 봤던 예전에는 노화는 죽기 전에 잠시 머무르는 불편한 시기였다. 하지만 기대수명 100세 시대에 노화는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긴 시간이다.
100세 시대를 맞는 우리에겐 ‘안티-에이징’에서 ‘웰-에이징(well-aging)’으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웰-에이징 관점으로 보면 노화는 부정해야 할 과정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생명 현상이다. 웰-에이징 문화에서는 노화에 따른 신체 변화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노년의 시기에 적응하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제 우리 사회도 노인을 쓸모없고 가치 없는 존재로 치부하지 않아야 한다. 노인의 지혜를 존중하고 신체 능력에 적합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모든 세대가 주인공으로 동등하게 대접받는 웰-에이징 사회로 나아가려면 노화에 대한 의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박기출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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