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의 키워드는 융합과 소통
한국의 '관계형 인재'가 큰 역할할 것
현대원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민행복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창조경제를 얘기할 때, 융합과 소통은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 융합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분리돼 있던 여러 산업을 하나의 역동적인 생태계로 거듭나게 한다. 농사를 짓는 영농인이 자신의 농산물을 가공하고 이를 관광 상품화하며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하는 농업의 6차 산업화 개념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의 좋은 예다.
이런 융합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수불가결하다. 융합이 발생되는 지점은 조직문화와 정서, 사고방식과 논리, 그리고 오랜 기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역사들이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를 시작으로 미디어와 정보통신 분야의 수많은 인수합병(M&A)과 이들이 만들어낸 빅뱅을 보면 융합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 21세기 벽두에 세상을 놀라게 했던 정보통신계의 상징이던 아메리카온라인(AOL)과 전통이 깊은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 간 합병은 결국 조직문화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실패로 끝났다. 디즈니와 ABC 방송의 합병도 조직문화의 융합과 적응에 5년 이상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창조경제의 성공 여부는 창조생태계를 얼마나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태계는 이질적인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 이런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들 간의 상생과 공진화 과정이 기본 메커니즘이요 이 메커니즘을 작동하게 하는 것이 소통인 것이다.
미국의 정보 사이트인 크레이그스리스트에 채용 공고를 올리는 기업 중 상당수가 구직자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계정을 요구하고 있다. 즉 사회적으로 누구와 소통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채용 기준이 되는 것이다. 사회적 소통능력이 직무능력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골방 고시형 인재’보다는 친화력 있고 많은 사회관계를 유지하는 ‘관계형 인재’가 대접받는 세상이 되고 있다. 올해 구글은 유튜브의 핵심 이용자들을 소개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C-제너레이션(Communication Generation)’이라고 명명했다. C-제너레이션은 연령에 상관없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자신을 즐겨 표현하고 남들과 잘 소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여전히 창조경제는 어렵고 모호하다는 말들이 많이 들린다. 하지만 세계 최강 소통 전문가인 한국의 C-제너레이션이 전면에 나서고, 규제의 틀을 허물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며, 새로운 융합의 성장동력들이 힘을 보태면서 역동적인 창조생태계가 작동된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창조경제의 실현을 보게 될 것이다.
현대원 <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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